[기자수첩]세종시에 MB 오신 날

세종 2013. 1. 1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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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기자]2013년 1월 15일. 세종시 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겐 특별한 날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중 처음으로 세종시를 방문한 날이어서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주재를 위해 이날 세종시 국무총리실을 찾았다. 청사 공무원들은 다소 고무된 분위기였다. 정권의 '미운오리' 격으로 홀대를 받던 세종시에 '드디어' 수장이 찾아온 때문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세종시를 단 한차례도 찾지 않았다. 세종시와 질긴 악연이 있다지만 정부 공무원이 일하는 공간을 국가 지도자가 애써 외면한 파장은 간단치 않다.

세종시가 미비한 환경과 준비 부족으로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 이 대통령의 무관심과 맞닿아 있다. 현장에서 보면 청사 내 유해물질 검출 문제는 이미 예견된 거다. 수도관 동파사고도 심심찮다. 제설장비가 없어 눈이 내리면 도로는 시베리아 설원이다.

여기까지는 새 청사에 입주한 대가라 치자. 생활환경은 더욱 열악하다. 보육시설은 물론 집도 태부족이다. 주택 공급이 늦어 부동산 값만 뛰고 있다. 6개월 전 1억5000만원이던 첫마을 아파트 33평형 전세는 2억원을 넘겼다. 월 20만원의 세종 수당을 받는 공무원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여기까지도 공복(公僕)으로서 사명이라 안위하자. 업무, 기능의 비효율은 심각한 문제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장관들은 시간을 길에서 버리고 있다. 부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윗선'이 세종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데 총대를 메고 세종시에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겠다고 나서는 부처가 있을 리 없다.

준비부족이 불러온 파열음을 현장에서 들으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세종시를 절름발이로 출발하게 만든 이들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지난 2004년 관습헌법을 인용한 행정수도 위헌 판결, 2011년 참여정부의 행정수도 수정안에 대한 위헌 소송, 2010년 이 대통령과 정운찬 전 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 결국 부결됐지만 사업은 주춤했고 세종시는 늦어졌다.

이 대통령이 임기말 세종시를 찾아 '격려'했지만 좀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축하'의 날, '축하'의 자리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한 시간여 국무회의를 마친 뒤 일부 세종시 주재 기자들은 총리실 기자실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세종시 첫 국무회의 브리핑은 서울 청와대에서 열렸다. 이 대통령과 세종시는 이런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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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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