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회초리는 없었다.. 초라한 민주당

2013. 1. 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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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5일 광주 '회초리 민심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주빈

'민심 회초리'는 없었다. 대신 원로 당원들의 쓴소리만 높았다. 15일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광주에서 연 첫 번째 '회초리 민심 간담회'는 그렇게 민주당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회초리 민심 간담회'에는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과 이용섭, 김동철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민심 회초리단'으로 참가한 이는 약 20명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반 시민은 거의 없었다. 고재유 전 광주시장, 조수웅 고문 등 민주당 원로 당원들과 대선 선대위에 참여했던 이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했다. 간담회 참석 면면만 보면 '회초리 민심 간담회'가 아니라 '원로 당원 쓴 소리 한마당'이었다. 20~30대는 물론 40대 이하 청년당원의 모습도 보기 어려웠다.

15명의 간담회 발언자 중 민주당 고문과 광주시당 국장 등 민주당 관계자가 14명이었다. 유일한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소속이었던 김병균 6·15선언실천 공동대표는 대선 개표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물은 뒤 유인물을 돌리고 바로 퇴장했다.

하지만 원로 당원들의 쓴소리는 거침이 없었다. 안성례 전 광주시의원은 "오늘 간담회 있으니 함께 가자고 했더니 '말할 가치도 없다'며 안 간다고 하더라"고 민주당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전했다. 남편인 고 명노근 교수와 함께 5·18관련자이기도 한 안 전 의원은 "우리는 논밭 다 팔아가며 민주당을 만들었는데 (민주당은) 올인하지 않았다"며 "노동자가 자살하고 고공농성을 하는 등 국민들은 민주당을 기다렸는데 민주당은 찾아와주기는커녕 위로의 말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 민주당 역사 빼고 모두 바꾸겠다"

조수웅 민주당 고문은 "5·18묘지 참배한다고 민주당이 살아나나, 뭐 하려고 5·18묘역에 오냐"며 "대선에서 졌지만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쇄신안 등 공약을 실천해야 민주당이 살아난다"고 꼬집었다. 자신을 민주당 남구 지역위 고문이라고 소개한 서오규씨는 4·11 총선 공천 실패 사례를 들며 "여론조사 1등을 공천 안 주고 2등 한 사람을 공천하는 순간부터 실패했다"며 "정당이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959년에 민주당에 입당했다는 박종택 고문은 "호남과 영남은 할 일 다 했다, 하지만 수도권은 노력하지 않았다"며 "당에 충성하지 않는 사람을 단체장으로 공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에 혁신 안 하면 민주당은 죽는다"며 "당 살리기 위해 의원직 사퇴를 각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975년부터 민주당 생활을 했다는 송희성 5·18민주여성동지회장은 "민주당은 항상 새누리당보다 늦게 공천하고, 늦게 출발해서 패배를 자초했다"며 "기존 당원들 의견을 잘 수렴해주고 모바일 투표는 재고해 공천을 잘 해달라"고 말했다.

노성경 시민캠프 공보위원장은 "광주전남에서 10명 중 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한 사람 10명 가운데 9명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며 "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평당원이라고 밝힌 이는 "이런 데 와서 얘기하지 말고 쇼가 될지언정 어려운 곳에 찾아가 봉사하며 민생투어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자신을 민주당 광주시당 민원국장이라고 소개한 당원은 "4·11총선은 조중동에게 졌고, 이번 대선은 '박근혜 종편'(종합편성케이블)에게 졌다"며 "아침부터 종편을 보며 세뇌당하고 있는 50대 이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로당원들의 쓴소리를 들은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60년 민주당 역사만 빼고 모두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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