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수입차..벼랑끝 몰린 '카푸어'

김학일 2013. 1. 15.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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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지불유예 만기도래, 유예원금 총액 1조 2천억 원'..사회문제 우려

[CBS 김학일 기자]

수입차 업체가 원금 지불 유예를 통해 판매한 차량 부채의 만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와 향후 3년 동안 1조 2,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비싼 수입차를 샀다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이른바 '카푸어'가 속출해 사회문제로 비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치 무분별한 카드 발급으로 야기된 10년 전의 '카드대란'이 연상된다는 지적이다.

수입차가 대중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원금 지불 유예 할부 프로그램이다.

차량 가격의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 원금의 이자만 내가면서 최종 잔금은 나중에 지불하도록 해주는 금융 프로그램입니다.

사람마다 기한과 유예 금액 등의 설계 방식에 차이가 있으나 통상적으로 원금의 70% 정도를 3년 뒤에 갚도록 해준다.

초기 목돈이 크게 들지 않으니 3, 40대의 젊은 고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이런 방식을 통한 판매 마케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원금 지불 유예 프로그램이 수입차 마케팅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이 2010년이다.

지불 유예의 기간이 대체로 3년 뒤이니 올해부터 미뤄 둔 돈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온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금액은 얼마나 될까?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지불을 미뤄 둔 돈은 3,2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0년 수입차 판매 대수가 9만 562대인데, 이 중 지불 유예 프로그램을 이용한 판매 비율을 보수적으로 잡아 20%를 하고 원금의 70%를 유예한다고 할 때, 이런 계산이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추산해보면 내년에 완납해야 할 돈은 4,100억 원, 후년은 5,300억 원을 넘는다. 구입한 수입차량을 계속 몰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3년 동안 1조 2,000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돈을 지불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해당 차량은 수입차 업체에 압류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팔아 돈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겠는데, 일반적으로 3년 뒤라면 수입차의 잔존가치가 크게 하락해 50%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렇게 가격이 하락해도 경기 침체가 심한 현 상황에서 중고 수입차 구매자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토막을 감수하고 차량 판매에 성공한다고 해도 지불해야할 돈에 미치지 못하니 차액은 각자 알아서 마련해야한다.

문제는 이런 지불 유예를 이용한 사람들의 상당수가 경제적 기반이 약한 30대라는 점이다. 불황 속에 비용을 완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결국 하우스 푸어에 이어 수입차 구매를 감당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감내해야만 하는 카푸어들이 조만간 우리 사회에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무분별한 카드 발급으로 인해 발생했던 2003년도의 카드 대란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수입차 업체들이 선진금융기법이라고 광고하며 지불 유예 프로그램을 통해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나, 올해부터 원금을 완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예상된다"며 "당국에서는 지금부터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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