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선행학습 금지".. 일선高 "흥" 콧방귀

인지현기자 2013. 1. 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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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배치고사 시험 등 고교과정 문제 출제 여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 출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일선 고교에서는 여전히 예비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배치고사나 진단평가에 고교 교과 과정 문제를 출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지난 9일 예비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배치고사에서 고교 1학년 수학 상·하 과정에 해당되는 수학문제 여러 개를 출제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시험문제의 30∼40%가 중학교 때 배우지 않은 범위였다면서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한 게 후회된다고 속상해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아가리라 기대했는데 선행학습을 위해 또 사교육에 기대게 돼 씁쓸하다"고 말했다.

A고 관계자는 "고교 1학년 수준의 응용과정에서 문제를 출제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리 중학교 3학년 관련 '심화과정'에서 문제를 출제한다고 설명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의 한 자사고에서도 3차례에 걸친 배치고사에 고교 1학년 수학 교과 과정에 해당하는 복소수 단원의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으며,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 특목고 역시 입학 전 실시되는 예비 테스트 범위에 고교 1학년 수학 일부가 포함될 것이라고 공지했다가 뒤늦게 이 지침을 철회하기도 했다.

14일 일선 고교 및 학원업계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일명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 출제를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 관계자는 "대안없이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게 최선의 방안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선행학습 금지) 위반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고 점수화해 교원인사에 반영하는 등의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여 요란한 빈수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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