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신림동 고시촌이 죽어간다..대학동에 대학생이 없다?

박종일 2013. 1. 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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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서울 관악구 신림9동. 서울대 바로 옆에 있다고 해서 '대학동'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시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 때 사법시험 준비생만도 5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번창하던 이 곳이 로스쿨 도입 등으로 인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고시학원 독서실 고시원 식당 부동산 중개업소 등 관련 업계가 모두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서울대학으로 올라가는 대로변에 위치한 테미스고시독서실. 지하 1, 지상5층 규모의 이 고시독서실은 사법시험 준비생들에게 유명한 독서실로, 지난해까지만도 사법시험 15명, 행정고시 합격자 10명을 배출한 '명문 고시원'이다. 그러나 현재는 정원 320명에 겨우 절반 정도만 '입주해 있는 상태. 로스쿨제 도입으로 사법시험 정원이 줄어들어 이곳에 들어오려는 학생들 숫자가 그 만큼 줄어든 탓이다. 주창국 원장은 "은행 대출 이자, 재산세와 환경개선부담금, 교통시설부담금 등 각종 세금과 전기,가스료, 물 값 등을 감당하려면 정원(320명)에 80% 정도는 돼야 유지가 되는데 학생수가 절반 정도에 미치다 보니 경영상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털어놓았다.수익은 떨어졌지만 오히려 2009년까지 월 15만원하던 독서실 비용을 지금은 12만5000원으로 내렸다. 그나마 이 독서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3~4년 전만해도 사법시험 고시 준비생들이 많을 때는 5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을 이뤘던 신림동은 요즘 행정고시 등을 중심으로 1만5000~2만여명으로 '고시원 주민'이 크게 줄어든 상태. 학원, 고시원, 음식점 등 관련 업종들 모두 크게 위축돼 있다. 피해는 역시 사법시험 준비 고시원이 가장 크다. 한 때 사시 준비생이 7000~8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유명했던 B학원은 요즘 문을 닫을 형편에 처했다. 또 다른 H법학원과 B학원은 과거 2~3년 전에 반해 절반 정도인 비1000~2000여명만 수강하고 있다.고시 준비생들이 이용하는 원룸들도 입실률이 50~60%를 채우기가 힘든 형편이다. 

이 곳에서 22년 동안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다는 J공인 유모 대표는 "로스쿨제 도입 이후 학생들 숫자가 줄어 그렇게 북적이던 음식점 거리(녹두거리)가 다 죽게 됐다"고 하소연했다.이렇다 보니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인 D, E부동산은 문을 아예 닫는 업소들도 늘고 있다.한 중개업소 대표는 "임대료를 6개월 정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31년 동안 이 동네에서 같은 자리를 지키며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S부동산 신모 대표는 "찾아오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신 원룸 주인 두 명이 찾아와 "들어올 학생들 없느냐"고 묻는 모습이 보였다. 원룸 주인인 최 모씨는 "1년 전 보증금 300만원, 45만원 하던 원룸을 보증금 100만원, 월세를 35만으로 낮추어도 사람이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 있는 학생들에게 오래 살도록 김치도 갖다주고 있지만 나간다는 말을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이 곳에서 콩나물국밥집을 운영하는 S모 사장은 고객의 70% 정도가 인근 원룸 고시생인데 지난해 추석 이후 손님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식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손님이 60여명 정도는 됐으나 요즘은 30명 맞추기도 쉽기 않다고 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 정도까지 겨우 8명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고시촌의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하듯 3개월 전 원룸 주인인 60대 남자가 공실률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지자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어려움이 가중되자 전국고시원협회 관계자들은 관악구청을 찾아 고시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지하철 서울대역~신림9동 셔틀버스 운영, 재수생 기숙학원 유치 등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악구도 지난해 고시원활성화 대책팀을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고시촌 활성화 용역'도 진행 중이다. 관악구는 연구 용역이 나오는 대로 '지식문화마을 만들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나리오 작가 등을 유치해 지식문화 콘텐츠 창작 하우스, 글로벌 유학생 기숙하우스, 외국인 게스트 하우스 등을 마련할 구상을 갖고 있다. 용역 작업을 수행중인 임진철 청미래재단 대표는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신림동 고시촌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이 지역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놓고 전문가와 주민들과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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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기자 drea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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