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치는 원·엔 환율..'한국경제' 비상등

2013. 1. 13. 19: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화 약세 새해 들어 가속
달러화 비해 3배나 빨라
원화 절상률 주요국중 '최고'

[세계일보]새해 한국경제에 '원고(高)'의 비상등이 켜졌다. 원화가치가 빠르게 상승(환율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원화의 절상률은 세계 주요 통화 중 가장 높다. 반면 수출시장에서 우리 제품과 우위를 다투는 미국, 일본, 중국의 통화 가치는 원화에 비해 떨어지는 중이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 환율전쟁 복판에서 사면초가의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13일 한국은행은 원화 가치가 새해 들어 고공 행진을 거듭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달러당 1060원선마저 깨진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불과 8거래일 만에 15.9원이나 떨어졌다. 새해 들어서만 1.49%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원·위안화 환율은 0.87%, 원·유로화 환율은 0.60% 떨어졌다. 특히 원·엔 환율은 한은 고시가 기준으로 4.34%나 급락했다. 주요국 화폐 하락이 한국 수출환경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원화가치의 상승 속도는 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빠르다. 2011년 말 대비 주요국 통화 가치를 보면 원화 절상률은 9.2%에 달했다. 이에 비해 중국 위안화는 1.5%, 유로화는 2.5% 절상되는 데 그쳤다. 엔화는 거꾸로 13.0%나 가치가 떨어졌다.

엔화 약세 현상은 새해 들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원화에 비해 엔화는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4.34% 급락했다. 같은 기간 달러화의 하락률 1.49%의 3배에 이른다.

원·엔 환율은 작년 10월 100엔당 1400원, 1300선이 연거푸 무너진 뒤 지난 11일에는 1200원선마저 깨졌다. 이 여파로 엔화 가치는 2011년 말(1485.16) 이후 지금까지 원화에 비해 19.64%나 추락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요 수출산업이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원·엔 환율 1200원선이 붕괴된 지난 11일 현대차 계열의 주가는 모두 추락했다. 현대차 1.67%, 현대모비스는 3.01% 떨어졌다. 엔화 가치 하락을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가 되살아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전망은 더 불길하다. 지난 11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0조2000억엔(약 240조원)의 경기부양 대책을 결정한 데 이어 22일 일본은행은 물가목표를 1%에서 2%로 높일 전망이다. 일본이 대량의 엔화 풀기에 나서면서 엔화의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국에 한은은 11일 기준금리를 2.75%로 석 달째 동결했다. 이와 관련, 원화 강세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엔 환율이 32개월 만에 1100원대로 떨어진 지난 11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주문을 내고 있다.이제원 기자

가파른 원고 현상에 수출기업은 초비상이다. 가격경쟁력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특히 심각하다. 원·달러 환율 1100원부터 손익분기점이 위태롭다는 얘기가 나왔던 터다.

박해철 중소기업중앙회 대외협력본부장은 "원·달러 환율 1060원선이 깨지면서 중소기업들은 영업이익 축소는 말할 것도 없고 적자로 전환하는 기업까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Segye.com 인기뉴스]

▶ 바로가기[ 사람을 만나다-스마트피플 ] [ 지구촌 별별뉴스 ][ 세계일보 모바일웹 ] [ 무기이야기-밀리터리S ]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 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