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될' 손연재가 감당할 무거운 과제

2013. 1. 1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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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 손연재가 올해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가장 급한 것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서 국제적 입지를 공고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 데일리안 이상우 객원기자

지난해 한국 스포츠계는 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을 배출하면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 입학예정)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개인종합 결선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더 나아가 메달권에 근접한 점수로 5위에 오르는 초유의 성과를 거두며 '국민 여동생'으로 떠올랐다.

그 결과 손연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실시한 '2012년을 빛낸 스포츠 선수'를 묻는 설문조사(조사기간: 2012년 11월 15일~12월 6일, 대상: 전국 만 13세 이상 1700명, 응답방식: 2명까지 복수 응답)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손연재가 이제 2013년 새해를 맞았다. 올해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없는 해다. 어찌 보면 조용하고 비교적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한 해다. 하지만 손연재는 올해 리듬체조 선수로서 풀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손연재가 올해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가장 급한 것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서 자신의 국제적 입지를 공고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손연재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필승관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제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 시즌에는 좀 더 즐기면서 훈련과 경기를 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근접한 성적을 올리기는 했지만, 세계 리듬체조계에서 손연재는 여전히 신인에 가까운 선수다.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선수로 급부상하긴 했지만 세계 최정상급 선수라는 이미지 내지 입지를 구축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심사 테이블에서는 손연재 연기를 이전보다는 좀 더 엄격한 시선으로 볼 것이고, 약점을 찾아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보다 훨씬 기술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완성도 높고 원숙한 연기를 펼쳐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손연재가 준비하는 것이 있다. 기계체조 도마 종목의 양학선이 자신의 성을 딴 '양1'이라는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듯, 손연재도 자신의 이름이 걸린 신기술을 세계체조연맹(FIG)에 등록해 보유하는 것.

리듬체조 선수가 특정 기술을 자신만의 '독창성(originality)' 있는 기술로 인정받으려면 FIG에 이를 먼저 등록한 뒤 세계선수권대회(8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그 기술을 성공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기술이 독창적 기술로 인정되면 그 동작을 할 때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손연재는 곤봉과 볼 종목에서 신기술에 도전하게 되는데 곤봉에서는 곤봉을 던졌다 떨어뜨리면서 뒤로 밟는 동작을, 볼에서는 바운스한 볼을 뒤로 돌린 팔과 등 사이에 끼어 뒤 허리 재기를 하는 동작을 자신만의 '독창성' 있는 기술로 등재시키려 하고 있다.

올 시즌부터 리듬체조 채점 규정이 변경되면서 표현력과 예술성이 좋은 선수가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손연재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계획대로 자신만의 독자적 신기술을 FIG에 등재하는 데 성공한다면,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서 입지를 구축하는 데 탄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손연재가 올해 풀어야 할 두 번째 과제는 리듬체조 대표팀의 리더로서 천송이, 김한솔 등 후배들을 이끌고 대표팀 전체적인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손연재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메달(동메달)을 획득했지만, 단체전에서는 아쉽게 놓쳤다.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도 원인이지만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 경쟁국들과 비교할 때 대표팀 전체적으로 기량적인 수준이 한 수 아래였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 목표가 금메달이라면, 단체전 목표는 메달 획득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손연재 본인의 기량 향상도 필요하지만 다른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의 기량향상이 필수다. 손연재는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후배 선수들의 기량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단 훈련환경은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상태다. 리듬체조는 2010년부터 대한체육회의 '정책지원종목'으로 1년 중 10개월 210일간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남녀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모두 중점 종목으로 격상돼 1년 중 11개월, 240일간 태릉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러시아인 코치인 샤딸리나 이리나 표도로브나 코치가 대표팀의 새 코치로 선임되어 대표팀은 그로부터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 리듬체조의 노하우를 전수받게 된다.

이 역시 손연재가 런던올림픽 포함 그 동안 각종 국제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리듬체조의 위상을 높이고 체육회의 좀 더 전폭적인 지원의 명분을 이끌어낸 결과다.

작년 런던올림픽을 거치며 손연재는 리듬체조 선수로서도 성장했지만 인간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뤘다.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맘고생을 겪기도 했지만 그들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큰 성원을 보내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심리적으로 좀 더 강해졌다.

이 같은 성장을 바탕으로 손연재가 2013년 한 해 동안 현재 안고 있는 과제들을 훌륭하게 풀어낸다면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 획득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메달 획득을 향한 든든한 밑천을 마련할 수 있다.

2013년 새 시즌을 앞두고 있는 손연재는 13일 전지훈련을 위해 러시아로 출국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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