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적은 쌍용차, '복직하자마자 또 휴직' 우려

2013. 1. 1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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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합의했지만

사쪽, 주간2교대 등 해법 제시안해

인기차종 생산라인 빼곤 일감 부족국정조사 피하려 '급조한 복직' 의혹"일자리나누기 필요…갈등봉합 의문"

쌍용자동차 노사가 무급휴직자 복직을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복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일부 생산라인에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쌍용차 공장 안팎의 노동자들이 불안감과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10일 3년5개월여 만에 무급휴직자 455명 복직에 합의하면서도 '2월 초까지 복직과 관련한 조건과 절차, 생산라인 배치 근무인원 등 실무협의를 진행·합의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해 쌍용차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691억원이었다. 판매 대수도 12만7000여대였다. 회사 쪽이 3년 넘게 무급휴직자 복직 조건으로 내걸어온 최소 판매 대수 16만대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무급휴직자가 한꺼번에 생산라인에 투입되면, 현재 일터에 있는 노동자들은 임금 대부분을 차지하는 잔업·특근수당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합의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 창출'이란 점에선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염려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박아무개(37)씨는 "지금도 잔업 물량이 부족해 월 150여만원을 받고 근근이 버티고 있다. 대책 없이 인력만 늘리면 간간이 있던 잔업조차 없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회사 쪽과 합의한 쌍용차 노조의 간부는 "일부 인기 차종의 생산라인은 잔업을 시작했지만, 다른 라인은 일감이 없다. 휴직자가 복직해도 곧바로 일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생활고 등으로 공장에서 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진 노동자 류아무개(49)씨는 "3년 동안 잔업이 없어 아이들에게 라면을 먹인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유서에 썼다.

무급휴직자 이아무개(44)씨는 "현재로선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현장 동료들과 갈등도 있을 테고 일감이 없으면 또다시 휴직에 내몰릴 수도 있지 않느냐"며 불안해했다.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이 주축인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의 김성진 정비지회 사무장은 "주간 연속 2교대 시행 등 복직을 위한 세부사항은 전혀 없다. 부산 한진중공업처럼 정리해고 노동자를 복직시켰다가 곧바로 휴직하게 할 경우, 국정조사를 모면하려 한 처사라는 반발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노조 간부는 "일자리 나누기는 내부 희생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곽용섭 쌍용차 홍보팀장은 "모든 사항은 노사 실무협상으로 풀어갈 것이다. 여의치 않으면 협상일정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지만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앞 송전철탑 위에서 농성중인 한상균(52)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과 문기주(54) 정비지회장, 복기성(37) 비정규직 수석부회장 등 3명은 농성 53일 만인 11일 오전 처음으로 의료진을 만났으나, "해고자 전원 복직과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평택/김기성 기자, 김경락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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