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건희 회장 생일만찬에 나온 와인은?

박지환 기자 2013. 1. 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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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005930)회장의 72번째 생일상에는 어떤 음식과 와인이 등장했을까?

상당한 수준의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만찬에 사용된 와인과 음식의 종류에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측에서 이와 관련해 음식을 준비한 신라호텔 임직원은 물론 만찬 참석자 전원에게 함구령을 내리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9일 오후 이건희 회장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72세 생일을 맞아 가족과 부사장급 이상 임원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해 기념만찬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명이 참석했다. 평소 한식을 좋아하는 이 회장이지만 이날은 와인에 잘 어울리는 쇠고기 스테이크가 메인 요리로 나왔다.

이날 만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와인'이다. 와인 애호가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이 어떤 와인을 선택할지 주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999년 림프절 암 수술 이후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않지만 와인만은 한 두잔씩 소량으로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 레드ㆍ화이트 와인에 샴페인까지 등장

이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001300)부사장의 지휘 아래 제일기획이 준비한 이 회장 생일만찬에는 레드·화이트 2종류의 와인과 샴페인 등 총 3가지 술이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은 모두 미국산이었고 빈티지도 2009년산(産)으로 동일했다는 게 특징이다. 레드와인은 미국의 '케이머스 카베르네 쇼비뇽 스페셜 셀렉션(Caymus Cabernet Sauvignon Special Selection) 2009년산'이 등장했다. 카베르네 쇼비뇽 품종을 100% 사용한 레드와인으로 '카베르네의 왕'으로 불리는 케이머스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와인전문지 와인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로부터 93점의 높은 평가점수를 받았다.

두터운 탄닌과 단단한 느낌을 주는 와인으로 밸런스가 좋고 퀄러티가 좋은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흔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진한 농도와 빛깔의 와인으로 일부러 절제하지 않은 힘있는 오크향과 함께 겹겹이 나타나는 블랙커런트·모카·검은 체리·자두 등의 향이 일품이다.

와인 전문가들은 "이날 이 회장이 주최한 만찬에 메인 요리로 나온 고급 쇠고기 스테이크와 케이머스가 무척이나 잘 어울렸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케이머스는 시중에서 병당 약 50만~60만원에 판매된다. 지난해 이 회장의 주최한 만찬에 등장한 레드와인이 2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정도 비싼 셈이다.

화이트 와인은 미국의 '팔메이어 샤도네이(Pahlmeyer Chardonnay) 2009년산'이 등장했다. 레몬 골드색 색감에 버터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유명한 20만원대 와인이다. 세계 3대 와인평론가인 로버트파커로부터 95점을 받았고 와인스펙테이터로부터는 93점을 받았다.

팔메이어는 뛰어난 양질의 와인을 생산해 현재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탑 와이너리 중 하나다. 이 와인은 세계 최고를 갈망하는 미국 변호사 제이슨이 만들었다. 제이슨은 프랑스 최고의 와인인 '샤또 무통' 같은 와인을 미국에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 후 1981년 파트너와 함께 범행을 결심하고 프랑스에서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포도나무 묘목을 은밀하게 반입했다.

100% 샤도네이로 만든 강렬한 이 와인은 신선한 만다린과 오렌지, 흰 복숭아, 멜론은 물론 설탕에 절인 레몬과 함께 스파이시한 향신료와 바닐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경쾌하고 강렬한 산도와 함께 강한 여운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돔 페리뇽 바이 데이비드 린치(Dom Perignon by David Lynch) 2003년산(産)'이 등장했다. TV드라마 '트윈 픽스(Twin Peaks)'의 제작자로 유명한 헐리우드의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린치가 라벨과 박스 포장을 디자인해 판매한 한정판이다. 국내에서는 1000병만 수입됐다. 와인 전문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94점을 받았고 가격은 30만원대다.

2003년 빈티지는 거의 모든 와이너리에서 제품 출시를 포기할 정도로 기후조건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돔 페리뇽은 위험을 감수해 이 샴페인을 출시했다. 강렬하고 생생한 미네랄향을 담고 있고 깊고 단단함이 오랫동안 입안에서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만찬에 나온 3종의 와인 가격을 합산하면 100만원이 넘는다. 일반적으로 10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 때 와인이 최소 2병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이블당 종류별 술값만 200만원 이상 든 셈이다. 이날 총 30개 테이블의 차려진 만큼 만찬에 사용된 와인 값만 최소 6000만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 '회장님의 와인' 후유증 경험한 삼성측 함구령 내려

그러나 이날 나온 와인의 종류는 만찬이 끝난 후에도 철저한 비밀에 붙여졌다.

과거 이 회장의 생일 만찬에 등장한 와인은 '이건희의 와인'이라는 애칭이 붙으며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 지난해 생일 만찬에 등장한 와인은 20만원대인 프랑스의 '이기갈 꽁드리유 라 도리안(Condrieu La Doriane)'으로 만찬에 사용된 것이 알려진 이후 한 때 품절이 될 정도로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2007년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만찬 자리에선 프랑스 보르도산 특급와인인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 1982년 산이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샤토 라투르는 한병에 200만~300만원대의 가격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경험 때문에 삼성그룹 측은 올해 이 회장의 생일만찬에 어떤 와인이 등장했는지 그룹 및 계열사에 함구령을 내리는 등 입단속을 철저히 했다는 후문이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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