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차트 돌풍 '무한도전', 씁쓸함이 뒤따르는 이유

2013. 1. 9. 10: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C '무한도전' 팀이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통해 공개한 곡들이 각종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다. 매번 가요제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음원시장을 강타했지만 이번만큼은 그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지난 5일 오후 '무한도전' 방송 직후 각종 음원사이트에는 정형돈 '강북멋쟁이', 노홍철 '노가르시아', 길 '엄마를 닮았네', 하하 '섹시보이', 정준하 '사랑해요', 유재석 '메뚜기 월드' 등 총 6곡의 음원이 공개됐다.

올해로 8년, 명실 공히 '국민 예능프로그램'이라 불리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공개한 음원들은 매번 그래왔듯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특히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제작된 박명수의 자작곡 '강북멋쟁이'는 각종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소녀시대 마저 밀어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하지만 박명수가 한 달여간의 짧은 시간동안 멤버 6명의 곡을 작곡해내고 이 곡들이 음원차트를 휩쓰는 세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쉬움과 씁쓸함을 표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가요계에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인스턴트식' 음악에 길들여진 우리 현실이 적나라하게 하게 드러난 셈.

프로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선보였던 기존의 '무한도전' 가요제와는 달리 작곡가로서 첫 도전에 나서는 박명수를 주축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콘셉트였던 만큼 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프로그램에서는 박명수가 작곡을 위해 밤을 새며 고뇌하고 프로 작곡가 못지않은 노력과 열정을 보였다는 것을 언급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성격이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이 과정이 다소 희화화 됐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박명수의 열정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으나 '무한도전'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감안했을 때, 그리고 실제로 이 결과물들이 국내 음원차트를 점령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자칫 '작곡'을 넘어서 '음악'이라는 장르가 다소 장난스럽거나 가볍게 여겨질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있을까.

익명을 요구한 정통한 가요 관계자는 "이번 무한도전 음원은 음악적 다양성으로 볼 때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는 뮤지션들은 물론 기획자 입장에서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멘붕'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무한도전'이라는 영향력이 큰 프로그램이 특정인의 작곡 모습을 방송 내내 노출시켰고 결국 이렇게 제작된 음원이 공개돼 음원차트에 영향을 주는 것은 대중음악의 균형감각을 상실케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많은 제작비를 들여 음반을 제작하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기성 가수들과 관련 종사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정상적인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afei@starnnews.com김동주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