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강서 유족 "당선자님, 장례 치를수 있도록 좀.."

지희원 2013. 1. 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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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 약속만 지켜졌다면.. - 남편의 죽음, 어린 아이들에게 뭐라 말할지..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한진중공업 노조간부 故 최강서 아내 이선화 씨 (노조 측)

"손해배상을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이 한 장의 유서를 남기고, 한 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 씨인데요. 한진중공업 문제가 대부분 해결이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여전히 갈등은 진행 중이었습니다. 대체 어떤 문제가 남아있는 건지 좀 짚어보고 싶어서 저희가 고 최강서 씨 측과 회사, 양쪽의 입장을 들어볼 텐데요. 먼저 노조측입니다. 고 최강서 씨의 부인, 이선화 씨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 지금은 어디에 계세요?

◆ 이선화 > 부산 영도 구민장례식장 빈소에 있습니다.

◇ 김현정 > 남편이 세상을 떠난 게 지난 12월 21일. 그러니까 보름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도 장례식장에 계신 거예요?

◆ 이선화 > 네. 유가족은 한진중공업 노조지회에다가 '죽음 관련 문제에 대해서 모두 위임'을 해 줬거든요. 노조측이 회사 측에 몇 차례 교섭을 하자고 공문을 보냈는데, 회사측에서 계속 거부를 하고 있어서 이제 더 이상 합의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이 죽음에 대해서 뭔가 얘기를 해 보자, 요청을 넣었다 이 말씀이군요?

◆ 이선화 > 네.

◇ 김현정 > 그런데 그쪽에서는 아무 답변이 없고, 그래서 그냥 이대로는 장례 못 치르겠다?

◆ 이선화 > 네. "노조측 하고는 할 말 없다. 유가족하고 직접 하지 않는 이상 노조측 하고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겠다." 이렇게. 저희는 노조측에 다 위임을 한 상태거든요.

◇ 김현정 > 유가족 측에서는 이 죽음이 회사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 이선화 >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면 남편이 이렇게 될 리가 당연히 없는 거죠. 조남호 회장이 약속대로 이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문제가 불거진 거고요. '1년 후 재입사' 그 부분도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의 상심이 컸고. 때문에 이렇게 된 거거든요.

◇ 김현정 > 그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도록 하죠. 이 한진중공업 문제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면서 알려졌고요. 많은 시민들, 국회까지 나서서 이 문제 해결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노사가 대화했고, 다 해결이 돼서 김진숙 위원이 내려왔구나, 이렇게 많이들 알고 있는데. 그러니까 그게 아니었다는 말이네요?

◆ 이선화 > 네. 2012년 11월 9일자로 복귀를 했는데요. 입사명령을 받아서 재입사 하자마자 3시간 만에 무기한 강제휴업을 당했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된 겁니다.

◇ 김현정 > 복직한 지 3시간 만에 다시 무기한 강제휴업이요?

◆ 이선화 > 언제 복귀가 될지 알 수도 없는 무기한 강제휴업을 강행한 겁니다. 부를 때까지 그냥 기다려라.

◇ 김현정 > 그게 최강서 씨만의 일인가요, 아니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이렇게 됐습니까?

◆ 이선화 > 해고돼서 복직된 93명 모두가 똑같이 3시간 만에 무기강제휴업을 당한 겁니다.

◇ 김현정 > 그러면 93명 만인가요, 아니면 원래 계시던 다른 분들도?

◆ 이선화 > 기존의 비해고자들 중에서도, 그러니까 한 700, 800명 정도 중에서도 한 300명 정도가 특수선에서만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 김현정 > 사측에서는 "실제로 물량이 없다. 회사가 어려워서 문을 닫은 거다. 어쩔 수 없이 공장가동을 중단시킨 거고. 대신 휴업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한 금액, 월 평균 220만원을 지급해 왔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이선화 > 지금 회사는 금액 지원하는 부분을 자꾸 강조하는데요. 국민들이 보기에 이게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이 부분은 제가 설명을 좀 드릴게요. '회사가 말하고 있는 220만원은 취업에 나가 있는 전체 인원의 평균'을 말하는 거고요. 그거는 근속연수가 25년에서 30년 정도 되어야지만 220만원, 이 정도의 금액이 되는 거고요.

남편과 같이 해고되었다가 복직된 분들의 첫 달 급여는 평균 123만원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여러 가지 세금 등을 다 공제하고 나면 실제 수령되는 금액은 110만원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220만원은 말이 안 되는 얘기죠.

◇ 김현정 > "어쨌든 공장을 지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물량이 없는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이 문 닫은 거다. 그리고 아주 최소한의 것들만이라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회사가 제공한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선화 > 한진중공업보다 더 작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여기 영도에 있는 옆 회사들도 수주를 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한진중공업은 전혀 수주를 하려고 하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 김현정 > 일부러 수주를 안 했다는 말씀?

◆ 이선화 > 네. 그렇죠. 수주를 하더라도 필리핀 쪽으로 물량을 다 빼돌렸고, 영도조선소 쪽으로는 단 한 척의 상선 수주를, 선박을 수주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거고. 이에 대한 사유는 저희가 회사 경영진들에게 있다고 보거든요. 그걸 자꾸 노조측으로 떠넘기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분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 그러니까 회사가 일부러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그 이유는 한국측에 있는 사업을 정리하고 그냥 다 필리핀으로 가기 위해서?

◆ 이선화 > 그렇죠.

◇ 김현정 > 그렇게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군요.

◆ 이선화 > 네.

◇ 김현정 > 얼마 전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 씨의 부인을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158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액' 문제인데요. 최강서 씨 유서를 보니까 거기에 가족 얘기보다는 오히려 이 손배 158억원에 대한 부담감을 절절하게 표현을 해놓으셨더라고요.

◆ 이선화 > 네.

◇ 김현정 > 평소에 이 손해배상 액수에 대해서 가족들에게 얼마나 중압감을 표현하셨습니까?

◆ 이선화 > 남편이 노조 간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158억에 대한 소송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만약에 소송에서 질 경우, 모든 조합비가 압류되기 때문에 개인에게 부여되는 돈을 떠나서 노동조합에 158억을 걸어버리면 노동조합은 아무런 힘을 쓸 수가 없고. 원천적으로 이거를 압박해서 막아버리는 결과이기 때문에 노조가 완전히 무너지는 거죠. 그래서 심적으로 많이 답답해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이런 와중에 한진중공업측은 지금 신문광고도 하고 있더라고요. '최강서 씨 죽음은 손배액 문제가 아니라 개인생활고로 인한 비관자살이다' 이렇게 보고 있던데요?

◆ 이선화 > (한숨) 장기파업과 해고자 복직 싸움으로 3년간 제대로 월급 없이 생활을 하는데, 어렵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해고가 되고 나서 퇴직금도요, 일 할 때의 평균급여가 아니고. '파업으로 인해서 일 안 할 때, 평균급여 곱하기 10년'. 저희 신랑이 10년 일했거든요. 그걸 계산해서 월급통장으로 강제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래도 그 돈으로 제가 좀 알뜰하게 생계를 꾸렸기 때문에 그동안 빚은 없었습니다. 회사가 말하고 있는 생활고 비관자살은 말도 안 되는 억지입니다.

◇ 김현정 >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 그래도 빚 안지고 꾸역꾸역 지금 살림해 왔는데, 개인생활고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말씀이군요?

◆ 이선화 > 말도 안 되는 억지입니다. 그리고요. '1200만원까지의 의료비 지원' 이 부분은 모든 직원이 1200만원씩 의료비를 받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 회사가 밝히고 있는 "우리는 월급도 이렇게 지원해 주고, 의료비도 지금 휴직인데도 불구하고 지원해 주고 있다." 이 부분이요?

◆ 이선화 > 네. 이 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많은데요. '본인부담금 부분이 30만원 넘어야지만' 그 넘는 금액부터 1만원, 2만원, 3만원 점점해서 1200만원까지 지원이 되는 거고요. 그냥 쉽게 설명을 드리면 12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으려면 암투병 중이거나 중병, 아니면 장기입원환자 같이 집 한 채 정도의 병원비가 들어야지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서요. 그동안 한진중공업에는 이 제도가 생긴 이래 한 명 정도만이 그 수준의 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거 때문에 모든 직원이 그냥 듣기로는 1200만원 의료비를 다 받는 것처럼 들리는데, 실질적으로는 그런 게 아니죠.

◇ 김현정 > 혹시 지금 아이가 있으세요?

◆ 이선화 > 네. 2명 있습니다. 5살, 6살.

◇ 김현정 > 아빠가 이렇게 된 걸 아이들은 알고 있나요?

◆ 이선화 > 작은애는 못 받아들이고 있고요. 큰 애는 어느 정도 아는 거는 같습니다. 그런데 많이 슬퍼하고 있어요. 아이들한테는 이런 자세한, 자살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아이들한테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많이 아파서" 라고 설명을 했고요. 큰아이는 그거를 어느 정도.. 그래서 아빠를 앞으로는 보거나 만질 수 없다. 직접 얘기를 할 수 없다. 대신 사진 속에, 영정 속에 있는 아빠를 보면서 얘기를 하고 그렇게....

◇ 김현정 > 네. 지금 말을 잘 잇지 못하시네요. 아마 지금 속으로 꾹꾹 눌러 참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지금 고인이 되신 분도 있고, 또 남아서 천막농성을 하고 계신 노동자분도 있는 걸로 압니다. 남겨진 분들의 고통이라도 덜기 위해서,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기 위해서 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 이선화 > (한숨) 그거는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것들만 지켜진다면 다 해결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말하자면 어떤 거죠?

◆ 이선화 > 그때 청문회에서 했던 '158억 손배 최소화. 그 다음에 6개월 순환휴직 하겠다'는 거 이행하면 되고요. '민주노조 탄압하지 않겠다' 그 외에 여러 가지. 이거는 다 이미 많이 보도가 된 부분인데.

◇ 김현정 > 약속한 것만이라도 지켜라.

◆ 이선화 > 네.

◇ 김현정 > 이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합니다. 대통합을 기치로 걸고 박근혜 당선인 정부가 출범하는데요. 새 정부에게도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세요?

◆ 이선화 > 유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려주셔서 남편의 죽음이 장기적으로 가지 않도록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고요. 빠른 시일 내에 남편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꼭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 오늘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내일은 한진중공업 사측의 입장을 사장을 통해 직접 들어봅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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