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4년 지났는데 "집값 5천만원 더 줘"

민동훈 2013. 1. 9.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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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아파트, 미분양 사태로 사업비 증가..추가부담금 '껑충'

[머니투데이 민동훈,이재윤기자][재개발·재건축아파트, 미분양 사태로 사업비 증가…추가부담금 '껑충']

- 추가부담금 안내면 경매 처분 각오해야

- 부담금낮추려 고분양가·대형설계'부메랑'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지난 2009년 8월 입주를 시작한 고덕아이파크 전경.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아이파크에 살고 있는 조합원 이모씨는 2011년 말 조합으로부터 5000만원의 추가부담금 고지서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이미 몇 년 전에 추가부담금을 내고 입주까지 마쳤는데 이제 와서 미분양에 따른 사업비가 늘어나 어쩔 수 없다는 조합의 설명에 분통이 터졌다. 법적으로 추가부담금을 내지 않으면 경매에 넘어갈 수밖에 없어 대출을 받아 추가부담금을 납부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3구역 조합원 최모씨는 지난해 12월 가재울뉴타운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e편한세상' 입주를 앞두고 3000만원의 추가부담금을 더 냈다. 2008년 분양 당시 153.25㎡(이하 전용면적)와 153.86㎡ 154가구가 미분양된 것이 화근이었다.

 최근 완공돼 입주를 앞둔 재개발·재건축아파트에서 조합원이 추가부담금 폭탄을 맞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대형 평수를 중심으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자 사업비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추가부담금을 내지 않으면 내쫓길 위기에 처한 조합원은 할 수 없이 대출 등을 통해 납부하지만 여력이 없는 조합원이나 사업비 증액에 의문을 품은 조합원은 납부를 거부하며 소송에 나서는 등 재개발·재건축사업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덕1단지 조합은 2011년 11월 276억원의 2차 추가부담금을 납부할 것을 조합원 776명에게 통보했다. 이는 1인당 평균 3500만원에 달하는 규모로, 조합원은 주택형에 따라 700만~5000만원까지 추가부담금이 차등 적용된다. 고덕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아이파크는 59~117㎡ 114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2009년 8월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117㎡ 상당수가 미분양되자 조합은 최고 41% 할인판매에 나섰다. 여기에 특화설계를 진행하면서 조경과 피트니스센터 등이 추가돼 공사비만 170억원 증가했다. 이로 인해 사업비가 입주 당시보다 대폭 늘었고 결국 조합은 1차 110억원에 이어 2차로 276억원의 추가부담금을 더 걷기로 한 것이다.

 가재울뉴타운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e편한세상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재울3구역 조합은 지난해 10월 입주를 앞두고 조합원당 평균 3000만원의 추가부담금을 걷었다. 10억5000만원에 분양한 153.25㎡의 분양가를 할인해 8억5000만~8억8000만원에 팔면서 미분양은 다 털어냈지만 그 과정에서 사업비가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입주에 들어간 재개발·재건축단지 가운데 상당수 사업장에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경기가 호황일 때 사업계획을 짠 재건축단지들의 경우 조합원 추가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대폭 올렸는데 대형 평수 위주로 공급한 것들이 입주시점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 도급형태로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의 경우 미분양에 따른 모든 책임이 조합에 있다보니 추가부담금 폭탄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재건축사업장에선 조합이 시공사 선정시 미분양에 대한 책임 분담을 요구하면서 시공사 선정 자체가 무산된 사례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입주 시점 추가부담금 폭탄을 막기 위해선 계획 수립단계부터 소형 평수 위주로 설계하고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추가부담금이 관리처분 단계에서 확정됐더라도 미분양과 사업지연 등으로 인해 사업비가 늘어나면 그만큼 추가부담금을 더 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진다면 분양가를 높이 책정한 재건축단지들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재윤 기자 트위터 계정 @mton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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