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짐 되기 싫다" 중장년층 자살 잇따라

인지현기자 2013. 1. 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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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代 이상 1/4가량.. 건강 이유 자살 고민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주택에서 수십 년간 지병으로 고통받았던 70대 할머니가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딸 윤모(47)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유모(74) 씨는 만성위장병과 불면증 때문에 20년 넘게 병원치료를 받아 왔으며 최근 죽도 넘기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돼 힘들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는 평소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 최근 더 이상의 병원 치료를 거부해 집에서 지내곤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유 씨가 자식들에게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먼저 간다. 잘 살아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보아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도 자녀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시각장애를 앓고 있던 50대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모(57) 씨는 자식들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 "눈이 갈수록 안 보이고 내가 지금 죽지 않으면 너희에게 짐만 될 것 같다"는 유서를 남겼다. 시각장애 4급인 김 씨는 눈 상태가 악화된 데다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는 등 건강 문제로 고민해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 "남은 가족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며 중·장년층이 자살을 고민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9.1% 중 질환이나 장애 등 건강상의 이유로 자살을 고민한 사람은 12.1%에 이르렀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 중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의 1/4가량(23.3%)은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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