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치솟는 난방비..농사 포기 농민들 '시름'

2013. 1.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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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충주, 연일 영하 20도 밑돌아..난방비 2배↑ "출하해도 난방비 못 건져"..수확 포기 잇따라

제천·충주, 연일 영하 20도 밑돌아…난방비 2배↑

"출하해도 난방비 못 건져"…수확 포기 잇따라

(제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계속된 한파에 치솟는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애써 키워봤자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포기해야죠"

4일 최저기온이 영하 25.5도까지 떨어지며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충북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

제천에서도 가장 오지인 해발 6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이 마을에서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는 노경우(66)씨는 고드름처럼 뻣뻣한 하우스의 파프리카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어른 주먹만큼 자란 알록달록한 파프리카들은 꽁꽁 언 채 매달려 있었고, 줄기는 병든 고춧대처럼 말라 비틀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초까지 파프리카를 출하하던 노씨는 연일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한파 탓에 난방비 부담이 가중되자 견디지 못하고 최근 겨울농사를 포기했다.

노씨는 30여 년 동안 자영업을 해 어렵사리 모았던 돈을 모두 털어 2007년 초 7천260㎡의 터에 비닐하우스 11개 동을 지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의 농장은 제천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파프리카 농장이다.

노씨가 생산한 파프리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는데다 친환경 거름만 고집, 맛과 육질이 뛰어나 수확하기 무섭게 서울 대형마트 등으로 팔려나갔다.

그러나 고지대인 탓에 다른 농장들보다 난방비 부담이 훨씬 컸다. 파프리카 생육 최적 기온인 영상 18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씨는 지난해 10월부터 하우스 내 난방시설을 가동했다.

여느 해 보다 일찍 찾아온 강추위가 3개월째 계속되고, 폭설까지 잦아 채광조차 제대로 안 되면서 노씨의 하우스 난방비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났다.

견디다 못한 노씨는 결국 지난해 연말 겨울 파프리카 농사를 접었다.

다음 달까지 2개월 더 수확을 할 수 있었지만 출하해도 난방비조차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씨는 "재작년 겨울에는 한 달 하우스 난방비와 전기료가 8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이번 겨울에는 기름 값이 오르고 난방기간도 길어져 월평균 1천40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어 출하를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충주시 용두동에서 6천620㎡ 규모의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김영모(62)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파 때문에 하우스 난방비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울상지었다.

김씨는 "지난해 연말까지 출하를 끝냈어야 했는데 강추위와 난방비 부담으로 하우스 온도를 낮추다 보니 생육이 부진, 아직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난방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려고 기름 보일러와 연탄보일러를 겸용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추위가 계속된다면 버티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토마토 생육 온도인 영상 8~10도 이상을 유지하려고 어젯밤에만 120ℓ(11만원 상당)가량의 기름을 썼다"며 "추위가 이어지면 농사를 접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충주호와 인접한 이 지역에는 안개도 잦아 햇살을 가리면서 작물 생장을 방해해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시설재배 농가들은 이번 추위가 일주일 이상 더 지속되면 난방비 부담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없어 겨울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동장군이 물러가기만 학수고대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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