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측 "여직원의 통상 업무".. 조직적 여론조작 가능성 커졌다

정희완 기자 2013. 1. 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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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선거운동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29)가 진보성향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한 것에 대해 국정원 측이 "고유 업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씨는 4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16개 아이디를 이용해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 접속, 게시글 등에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성향의 '추천'이나 '반대' 의견을 클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씨의 활동에 대해 "선거와 관련 없는 국정원의 고유 업무"라며 "경찰이 국정원 업무를 구체적으로 알지도 못하면서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도 "김씨가 이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 중 업무로 추정되는 글도 있다"며 "업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는 않았고, 알아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국정원 대북 심리전 관련 부서에서 일하는 것으로 미뤄 진보성향의 누리꾼들이 주로 활동하는 '오유'에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을 유도하는 글을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씨가 게시글에 추천·반대를 반복 클릭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사이트의 게시물은 여러 회원들로부터 '추천'을 받으면 초기화면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위치로 이동된다. 그러나 3명 이상의 회원이 '반대'를 클릭하면 '추천'이 많더라도 초기화면에 오르지 못한다.

이 사이트는 1개 아이디로 특정 글에 추천·반대를 중복클릭할 수 없는데, 김씨가 16개 아이디로 번갈아 추천·반대를 클릭해 특정 글을 초기화면에 오르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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