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기갑·정비병은 숙련에 최소 21개월".. 與 "부사관 늘리면 돼"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13. 1. 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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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공약 '병사 복무 18개월로 단축'.. 3가지 쟁점 보니

현역병 복무 기간을 현재의 21개월에서 18개월(육군·해병대 기준)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군 안팎에서 복무 기간 단축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방부 등 군 당국은 병사들의 숙련도 및 전문성, 병역 자원 부족, 예산 문제 등으로 단기간 내 실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약을 내건 새누리당과 일부 전문가들은 부사관 확보를 통해 복무 기간 단축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실제로는 병역 자원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복무 기간을 줄이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① 숙련도·전문성 문제

軍 "21개월로도 어려운데 줄이면 어떡하나"與 "숙련도 필요한 육군은 1만명… 문제안돼"

수도권 인근 육군 모 기계화부대 지휘관 A대령은 전차·자주포 부대가 멀리 훈련을 나갈 때마다 마음을 졸인다. 전문 부사관이 부족해 부사관이 다뤄야 할 50여억원짜리 전차를 병사가 조종을 해 사고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군 복무 기간 단축을 추진하면서 숙련병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급(有給) 지원병 제도를 도입했지만 2011년 이후 정원을 채우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유급 지원병은 병 의무복무 기간이 끝난 뒤 하사로 연장 복무(총 36개월)하며, 하사 임용 후 일정 수준의 보수를 받으면서 군 복무를 하는 제도다. 전차·대공미사일 등 첨단장비를 운용하는 유급 지원병 지원은 2010년엔 122%였지만 2011년엔 83%, 지난해엔 91%에 그쳤다.

국방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개인 숙련도(상급 수준)를 기준으로 한 육군 병과(兵科)별 최소 복무 필요 기간은 보병 16개월, 포병 17개월, 기갑 21개월, 통신 18개월, 정비 21개월 등이다. 여기에 원활한 부대 운영을 위한 병력 순환율까지 감안하면 최소 복무 기간은 22~25개월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역병 복무 기간이 줄어들면서 ROTC(학군사관후보생) 등 장교 지원율이 크게 떨어진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한 야전지휘관은 "현재의 21개월로도 부대 운용에 어려움이 많은데 18개월로 줄이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했다.

반면 일반 보병의 경우 9개월이면 숙련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며 숙련도를 요구하는 자리는 부사관으로 충원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국방안보추진단장은 "현재 숙련도를 요구하는 육군 병사 자리는 1만 개 정도인데 올해부터 5년간 매년 2000명씩 부사관을 증원하면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② 병역 자원 부족 논란

현 65만명 병력, 2020년 52만명으로 감축계획軍 "年3만2000명 부족" 與 "軍, 부풀려 계산"

현재 65만명 수준인 한국군 병력은 국방 개혁상의 병력 감축 계획에 따라 2020년에는 52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이고도 52만명의 병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매년 3만여명이 더 군에 입대해야 한다. 하지만 저출산 등에 따라 병역 자원이 줄어들어 입대할 사람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국방부 분석에 따르면 18개월 안을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경우 2021~31년 사이 연평균 3만2000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방부 분석은 만 20세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군에 입대하는 19~30세 인원 전체를 감안하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장수 단장은 "군 간부 충원과 병력 감축 추세 등을 감안하면 18개월로 단축 시 2022년 이후 20세 기준으로 연평균 1만5000여명의 자원이 부족하지만, 19~30세는 총 60여만명이어서 입대 자원이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연령별 군 입대자 분포는 20세가 46%였다.

한 소식통은 "국방부의 병역 자원 부족 예상 분석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보수적으로 추산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3일 연도별 병역 자원 수급 예상 세부 자료를 공개해 달라는 본지의 청에 응하지 않고 함구했다.

③ 예산 얼마나 드나

軍 "부사관 3만명 충원할 경우 年7500억 들 것"與 "5년에 걸쳐 1만명만 필요, 年2500억이면 돼"

복무 기간 단축을 위해선 부사관 증원이나 대체복무 제도 축소·폐지에 따른 예산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다. 박 당선인은 병역 자원 부족을 부사관 증원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군은 이를 부사관 3만명으로 충원할 경우 연간 750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병력 부족에 따라 의무경찰·해양경찰 등 대체복무 제도를 없애고 이들 2만5000여명을 현역병으로 전환할 경우 그만큼 일반인으로 채용하는 데 인건비 6300억원이 별도로 든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숙련도를 요구하는 병사 자리를 채우기 위해 총 1만명의 부사관 증원이 필요한데 연간 2500억원(1만명 기준)이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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