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2L 중형車 연비, 2.5L 일본車보다 나빠

최원석 기자 2013. 1. 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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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연비 근접한 新연비로는 日닛산 알티마 연비 12.8km, 현대쏘나타·K5는 11.9km "연비가 중요한 구매 요인.. 국산차 강점인 경제성 위협"

새해부터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 차종에 신(新)연비가 표시된다. 기존 연비를 재조정한 결과, 국산 휘발유 중형차 연비가 일부 일본 차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비가 중요한 구매 요인인 상황에서 국산차의 강점인 경제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티마가 쏘나타 연비 추월

신연비는 구(舊)연비보다 연비 측정 조건을 현실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다. 체감 연비에 좀 더 가까워지도록 한 조치다. 그렇다 보니 구연비보다 수치가 10~20% 떨어진다.

배기량 2L(리터)급인 현대차 쏘나타·K5의 신연비는 휘발유 1L당 11.9㎞다. 2.5L급인 닛산 알티마는 12.8㎞를 달릴 수 있다. 쏘나타보다 연비가 8%가량 더 좋은 셈이다. 알티마와 비슷한 배기량을 가진 현대차 그랜저 HG240(2.4L)의 신연비는 L당 11.3Km. 역시 알티마가 13%가량 더 좋다.

2.4L급인 혼다 어코드는 연비가 12.5㎞. 쉐보레 말리부(2L)는 L당 11.6km로 국산 중형 세단 가운데 연비가 가장 낮았다.

신형 알티마·어코드가 등장한 작년 말 이전까지 쏘나타는 일본 중형 세단보다 연비 면에서 줄곧 우위였다. 지난 4~5년간 엔진·변속기 기술 향상과 차체 경량화 노력으로 공인연비를 높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연비 측정 체계가 체감 연비에 근접한 신연비로 바뀌고, 최신 연비 기술로 무장한 수입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연비 우위를 잃게 된 것이다.

◇내수·수출 시장 위기

중형 세단의 국산·수입차 연비 역전 현상은 국산차 업체들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차 값은 알티마 3350만원, 어코드 3250만~3490만원으로 쏘나타 최고급형(3170만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성신 BMR컨설팅 대표는 "앞으로는 국산 중형 세단의 국내 시장 지키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수출도 우려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고위급 엔지니어는 "최근 미국 중형 세단 시장에서도 한국차가 연비 경쟁에서 조금씩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2.4L)의 공인 연비는 28MPG(L당 11.8km)로 작년 하반기 새로 투입된 알티마의 31MPG(L당 13.1km) 수준에 밀리고 있다.

고바야시 도시미 신형 알티마 제품 총괄은 "동력 전달 효율을 크게 높인 차세대 무단변속기(CVT)를 탑재한 것이 연비 향상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내수 시장에서 국산차 중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한 SM5에도 무단변속기가 탑재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상황에 당혹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자사 차량의 집단 연비 강등 사건도 여전한 부담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비 수치만으로 자동차의 종합 성능을 평가할 수 없다"면서 "대대적인 연비 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비(新燃比)

올 1월부터 국내 시판 전 차종에 도입한 새로운 연비 표시제도. 도심, 고속도로,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저온 등 실제 환경과 비슷한 다섯 가지 상황을 복합적으로 측정해 산출한다. 기존 연비보다 10~20%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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