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 온도가 -12도..쪽방 서민 꽁꽁 얼었다

최재영 기자 2013. 1. 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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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히 서민들 몸과 마음이 꽁꽁 얼었습니다. 실내온도가 영하 10도가 넘는 쪽방에서, 그리고 바람 피할 데도 없는 길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보도에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꽁꽁 언 골목길을 따라 쪽방들이 좌우로 촘촘히 붙어 있습니다.

변변한 주방이나 화장실도 없고 두 사람이 눕기에 빠듯한 쪽방엔 냉기가 가득합니다.

현재 바깥 기온은 영하 12도입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안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 봐도 집안의 온도는 바깥과 차이가 없습니다.

방 한쪽에선 부부가 바싹 붙어 체온으로 냉기를 이겨보려 하지만 겨우내 감기가 낫지 않습니다.

[윤창식/쪽방 주민 : 여기 외풍이 심하니까 그것 때문에 더 감기가 안 낫는 거 같아요.]

[차수경/쪽방 주민 : (같이 감기 걸리신 거예요?) 네. (같이 얼마나 되신 거예요?) 저도 한 달 됐어요.]

부부의 월 수입은 60만 원.

방세 40만 원을 내고 나면 먹고 살기도 버거워 난방은 꿈도 못 꿉니다.

[윤창식/쪽방 주민 : 김치찌개 하나, 밥 하나, 반찬도 한 가지나 두 가지밖에 없어요.]

처마 끝에 고드름이 매달린 혹한.

하지만, 연탄 배기구에선 연기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70대 할머니가 추위를 이길 방법은 이불을 겹겹이 둘러쓰는 것뿐입니다.

[김성자/서울 상계동 : 추우니까 기름값을 못 대고, 전기장판만 깔아놓고 살아요.]

거리에서 밤을 보낸 노숙인들.

웅크려봐도, 이것저것 주워다 덮어봐도, 살을 에는 추위를 감당해내긴 어렵습니다.

[노숙인 : 엄청 춥다니까. 밤에는 이렇게 누워 있어도 잠도 못 자, 5시까지. 5시에 (대피소) 문 여니까….]

그나마 날이 밝아 봉사단체에서 주는 따뜻한 점심 한 끼로 냉기를 조금이나마 풀어봅니다.

추운 만큼 더 힘들어지는 우리 이웃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먹는 따뜻한 어묵 하나가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여줍니다.

[박미소/충북 옥천군 : 추운 날 따뜻한 것 먹으니까 기분 좋아요.]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종미)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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