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여직원 선거전엔 무혐의라던 경찰 "위법성 조사" 말바꿔 논란

2013. 1. 3. 19: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국정원 직원 김모(29·여)씨가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대선 관련 글에 99차례 추천·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을 확인했다. 대선 나흘 전인 지난달 16일 밤늦게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혐의 없다'던 경찰이 뒤늦게 상반된 내용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씨가 지난해 8월 말부터 지난달 10일까지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16개의 아이디(ID)로 94개의 대선 관련 글에 99차례 찬반 의사를 표시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하드디스크에서 나온 아이디와 닉네임 각 20개를 구글링 검색한 결과 4개 사이트에서 아이디를 사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22일 2개 사이트를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이 중 한 사이트에서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대선 후보 지지 글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직접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단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의 노트북에서 나온 16개 아이디가 8월 말 이후 순차적으로 생성된 점, 김씨가 한 사이트에서 여러 개의 아이디를 돌려가며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김씨가 국정원에서 해당 노트북을 지급받은 시점은 이 아이디를 만든 시점과 일치한다.

경찰은 찬반의견 표시 행위가 공직선거법 등에 위배되는지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자기 의견을 표시한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은 4일 오후 김씨를 2차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또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시간과 IP 주소 등을 추가로 분석해 업무시간에 이런 행위를 했는지,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의 말바꾸기 행태에 부실수사 및 선거 개입 논란도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브리핑에서 하드디스크 분석 결과 김씨가 대선 후보에 대한 댓글을 찾을 수 없었다고 단정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김씨가 불법선거운동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태도를 바꾼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어설픈 수사 결과 발표로 대선개입 논란을 일으킨 경찰 당국의 책임도 간과하지 않겠다"며 지난달 16일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혐의 없다는 발표를 지시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의 명백한 선거 개입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