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만원 씩 예금이자 받던 60대, 낼 세금이

윤창희 2013. 1. 3. 00: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부자들 '종합과세 쇼크' .. 예금 해지 문의 잇따라2000만원으로 기준 강화 후폭풍

2008년 은퇴한 이모(61)씨는 매달 200만원가량 나오는 정기예금 이자로 노후를 꾸려가고 있다. 1년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약 2400만원으로 금융소득이 전부다.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기준이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는 소식에 그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 올해 소득에 대해 내년부터 내는 세금이 달라질 것을 우려해서다. 그는 2일 거래 은행을 찾아가 "저금리로 인해 받는 이자가 줄어드는 판에 이젠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면 내야 할 세금도 늘어난다는 얘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낮아지면서 금융회사에 이런 고민을 하소연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수퍼리치(Super Rich·거액자산가)는 물론 은퇴자, 맞벌이 부부 할 것 없이 절세법을 묻거나 투자상품을 갈아타려는 사람들로 창구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신한은행 서울 역삼 프라이빗뱅킹(PB)센터의 유상훈 팀장은 최근 사흘 동안 하루도 쉬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는 비과세 상품인 저축성보험에 가입하려는 자산가가 수십 명 몰리면서 원래 오후 4시인 은행업무 종료시간을 6시로 연장했다. 상당수 자산가는 "어떻게 갑자기 기준이 바뀔 수 있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 팀장은 "국회에서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이 처리된 31일은 수퍼리치들 사이에서 '블랙 먼데이(Black Monday·검은 월요일)'라 불릴 정도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 비상이 걸린 수퍼리치들이 대대적인 머니무브(Money Move·자산이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은행·증권 PB센터에는 금융자산이 5억~8억원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문의하고 있다. 유직열 삼성증권 강남 삼성타운 지점장은 "(5억~8억원 투자자가) 새로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각종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찾느라 분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해 세금을 줄이려는 이도 많아졌다. 현행법상 부부간에는 10년간 6억원, 자녀에게는 10년간 3000만원(미성년자 15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세무법인 다솔의 최용준 세무사는 "본인 명의의 현금을 효과적으로 가족에게 증여하는 법을 묻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상품 중에는 은행 예·적금에서 자금 유출 조짐이 눈에 띈다. 이자소득이 나오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라서다. 하나은행 서울 도곡 PB센터의 채준호 센터장은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예금을 해지하겠다는 자산가가 적잖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인 상황에서 종합과세 기준까지 확대돼 예금의 투자 매력은 더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예금보다 높은 연 7~8% 수익을 낼 수 있어 인기가 높았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중도상환을 문의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수익이 배당소득으로 간주돼 목돈을 넣은 자산가들의 세금이 크게 늘어서다.

 반면 10년 이상 가입 시 이자소득과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저축성보험에는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물가가 오른 만큼 원금이 늘지만 물가상승분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 물가연동국채도 인기다. 신한은행의 유 팀장은 "지금은 물량이 모자라서 사고 싶어도 못 살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소개했다.

[관계기사]

▶ 전체 수입이 금융소득 2400만원인 은퇴男, 세금이…

▶ '절판 상품' 막차 타야…금융종합과세 대비 '절세가이드'

윤창희.이태경 기자 theplay@joongang.co.kr

▶윤창희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ha11/

해병대 현빈, 포상휴가 쓰고도 비보다 훨씬…

월 200씩 예금이자 받던 60대, 세금에 '쇼크'

뱃속에서 의사 손 잡은 태아…'기적같은 장면'

경찰, 국정원女직원 아이디 40개 구글링했더니

고영욱, 13세 여중생 차로 유인해서…헉

집세 밀렸다고 18세女 손가락을…'경악'

"중국서 맞아 죽을뻔해도…" 한국서 가슴친 사연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