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배드민턴 스타 이용대와 떠나는 별별 여행]해남 땅끝마을

2013. 1. 2. 21: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육지의 끝은 곧바다의 시작마음의 종점서새로움을 얻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왠지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끝'과 '시작'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일까. 짙고 푸르고 드넓은 바다와 마주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선수생활이 힘들고 삶에 지칠 때면 땅끝마을 땅끝탑을 찾아 마음을 새롭게 다진다." (이용대 선수)

북위 34도 17분 21초,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두산 사자봉(해발 156.2m) 끝이 한반도 땅끝이다. 육당 최남선은 < 조선상식문답 > 에서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1000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2000리로 보고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강산'이라 했다.

송호리 땅끝마을은 '끝'과 '시작'이 공존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 선수는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해 2월 땅끝마을을 찾아 신년 목표를 세우고 마음을 새롭게 다졌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말 열린 3개의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2012년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노령산맥이 바다로 몸을 감추기 직전 세워놓은 것이 사자봉. 이 봉우리 아래 갈두마을이 땅끝마을이다. 사자봉 정상에는 횃불 모양의 전망대가 우뚝하다. 40m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자 백일도·흑일도가 길게 누워 있다. 보길도, 노화도, 어룡도, 장구도, 소안도, 완도도 한눈에 잡힌다. 사자봉은 멀리 제주도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망탐봉(望耽峰)'으로도 불렸다.

■작년초 찾아 마음 다진후 올림픽서 값진 銅

이 선수는 "땅끝마을은 부모님께서 가족여행지로 추천해준 곳이다. 휴가 때 고향인 화순에 내려간 후 1박2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 올랐는데 조망이 무척 좋았다. 발아래 풍광이 그림 같고,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땅끝전망대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 해마다 해넘이·해맞이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갈두산 봉수대를 둘러보고 바다로 내려선다. 급한 경사의 나무계단을 따라 가면 그 끝에 삼각뿔 모양의 땅끝탑(토말탑)이 있다.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다. 탑에는 "…맨 위가 백두산이며, 맨 아래가 이 사자봉이니라. 우리의 조상들이 이름하여 땅끝, 또는 토말이라 하였고…"라고 새겨져 있다.

땅끝탑이 서있는 땅끝전망대.

■뱃머리 모양 전망대 서면 소망 이루어질 듯

뱃머리 모양의 전망대에 서면 바다가 시원하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소망을 기원하고 마음을 다지고 재기를 꿈꾸고 사랑을 약속한다.

이 선수는 "땅끝탑에서 2012년 소망을 기원했다. 지난해는 연습이 많이 힘들었지만 연말에 몰린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큰 부상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해 개인적인 소망은 이뤄진 셈"이라고 말했다.

땅끝탑을 등지고 해안 산책로를 따른다. 바다를 끼고 가는 숲길은 운치 있다. 갈두리 땅끝마을로 이어지는 이 길은 중간 중간 해안을 조망하기 좋은 곳에 쉼터가 있다. 쉼터마다 전설이 따른다. 사재끝샘, 당할머니, 학도래지, 달뜬봉, 댈기미 등의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이야기와 더불어 남도 특유의 자연경관을 눈요기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길이다.

산책로는 군부대 앞에서 끝나고 군사도로가 이어진다. 비포장 황톳길이다. 길은 갈산마을을 거쳐 간다. 갈산마을을 지나 낮은 고개를 넘으면 송호해수욕장이다. 땅끝 탐방로 1코스 시작이자 3코스 종점이다. 여기서 다시 걷거나 버스를 이용해 갈두리 선착장으로 간다.

갈두리 선착장에서는 노화도와 보길도를 오가는 연락선을 탈 수 있다. 1시간 거리의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가 말년을 보낸 섬이다. 고산은 이 섬에서 < 어부사시사 > 를 지었다. 선착장 앞 맴섬은 일출명소. 두 개의 바위섬 사이로 태양이 떠오르는 풍광이 기막히다. 한데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는 시기는 1년에 단 두 번, 2월과 10월이다.

땅끝비

■고향인 화순 녹차밭·옹성산 적벽도 절경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으로 2012년을 마무리했다는 이 선수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만 연습과 시합 때문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게 아쉽다. 1년 중 휴가는 1주일이 전부지만, 그래도 시간을 쪼개서 여행을 다닌다. 여행은 나에게 있어 '마음가짐을 새로 다지는 시간'이다. 지쳐있다가도 기운이 솟고 신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선수에게 고향 화순에는 자랑할 만한 곳이 없냐고 슬쩍 물었다.

"화순에도 명소가 많다. 데이트 장소로는 녹차밭이 좋고, 옹성산 적벽(赤壁)이 장관이다. 운주사는 신비로운 천년고찰이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유적지도 있다. 이외에도 고려인삼 시배지로 알려진 모후산, 유마사, 백아산자연휴양림 등이 있고 지난해 '이용대 배드민턴 전용구장'이 완공됐다. 화순·도곡온천은 또 여독을 풀기에 좋다."

배드민턴 선수로 최고의 절정기를 맞고 있는 이용대 선수. 상승세가 무서운 그의 내년 계획은 무엇일까. "특별한 계획은 없다. 운동선수는 좋은 성적 내고 부상을 입지 않는 게 최고다. 그럴려면 꾸준히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

땅끝은 해남에서 서울을 잇는 삼남길의 시작이자 종점이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희망의 씨를 품고 결심을 다진다. '희망의 시작점' 땅끝에서 계사년 새해를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용대 선수가 그러했듯.

■찾아가는 길: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목포IC에서 나와 2번 국도를 이용해 성전에서 13번 국도를 따라 해남읍을 거쳐 간다.

■주변 볼거리:대흥사, 미황사(사진), 두륜산, 달마산, 고산유적지, 우수영관광지, 고산 윤선도 유적지, 우항리공룡화석지, 고천암호 철새도래지, 해양자연사박물관, < 허준 > 촬영지 등

■맛집:땅끝동산회관(061-532-3004)에서는 매생이국과 석화(생굴)비빔밥이 맛있고 '돼지갈비 묵은지 해물탕'을 별미로 즐길 수 있다. 80년 전통의 천일식당(061-536-4001)은 떡갈비와 불고기정식이 유명하고 대흥사 앞 전주식당(061-532-7696)은 산채정식과 표고전골이 맛있다. 이외에 용궁해물탕(061-535-5161), 진일관(061-532-9932), 전주식당(061-532-7696), 태양정식당(061-535-4751) 등

■템플스테이:미황사에서는 매달 한 번 정기적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이외에도 1년 내내 템플스테이를 신청할 수 있다. (061)533-3521

■숙박:가학산자연휴양림(061-535-4812), 해남유스호스텔(061-533-0170), 해남관광호텔(061-533-1222), 땅끝해남테마파크관광호텔(061-535-1000), 땅끝마을하얀집(061-534-3223), 케이프타운(061-535-8555) 등

■문의:해남군청 문화관광과 (061)530-5228

< 해남 | 글·사진 윤대헌 기자 caos999@kyunghyang.com >모바일 경향 [종이신문 그대로 안드로이드폰에서 보자!]| 공식 SNS 계정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