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인터뷰 전문 "MB에게 감사하고 있나 착각도"

2012. 12. 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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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근혜 당선인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

'나꼼수' 멤버들과 불화설엔 신경 안써"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토요일인 2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호텔 찻집에서 만나자고 했다. 사진기자가 호텔은 사진촬영이 쉽지 않다고 했다. 정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의원님. 호텔은 사진촬영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종로구 북촌에 사는데 이쪽에 조용한 찻집이 많습니다. 이쪽에서 보면 어떨까요?"

"제가 지하철 타고 다녀서 역과 가까운 곳으로 잡았습니다. 예전에 같은 곳에서 인터뷰했는데 사진촬영이 자유롭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참고로 말씀드리면 여기 찻집 사장님이 의원님을 보고 싶어합니다."

"거기가 어딥니까?"

함박눈이 쏟아지는 날이었지만, 정봉주 전 의원은 단걸음에 3호선 안국역으로 왔다. 지하철에서 알아보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사인도 해주며 왔다고 했다. 찻집에 들어서자 점주가 정 전 의원을 맞았다. 정 전 의원의 저서를 꺼내 사인을 요청하자, 그는 "간절한 꿈은 이루어집니다"는 문구와 함께 이름을 적었다.

복역을 마치고 1년만인 성탄절에 세상에 나온 정 전 의원은 29일 출소 후 첫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정 전 의원은 진지했다. 특유의 독설이 사라졌다. 대책없이 자기자랑을 늘어놓던 '깔때기'도 현저히 줄었다. 오히려 정 전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성원하고, 본인을 포함해 야권은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에게 독설을 날리며 지지자들에게 통쾌함을 줬던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반성하는 정봉주는 재미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내 인생 남이 살아주는 것 아니지 않느냐. 지금 성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답했다.

정 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주어진 민주개혁 진영의 과제를 제시했고, 감옥에서 1년간 구상한 활동을 내년부터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9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정치인이지만,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보였다.

- 출소하고서 어떻게 지냈나. 바쁜가.

= 일체 약속, 공식일정을 안 잡고 있다. 출소하고서 대한문 쌍용차 농성촌과 한진중공업 고 최강서 노동자 동지의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와락센터와 함께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올라가있는 송전탑이 있는 평택에 찾아갔다. 앞으로 특별한 일정없이 조용히 지낼 예정이다.

- 감옥에서 운동, 독서를 열심히 했다고 하던데.

= 하루에 2시간씩 운동했다. 공식적으로 주어진 운동시간은 한시간이다. 저녁엔 독방에서 한시간씩 더 운동했다. 원래 운동을 좋아했다. 학교 다닐 때도 축구와 복싱을 좀 했다. 사회생활하면서 운동과 독서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항상 생각했는데 그걸 감옥에서 제대로 했다.

- 주로 어떤 책을 읽었나.  

= 정치인에게 경제가 필수니까 경제관련 서적부터 읽었다. 장하준 교수, 선대인씨, 우석훈 교수의 책을 비롯해 다양한 경제서적들을 읽었다. 그리고 나선 유럽의 역사와 관련된 책들과 도올 선생님이 추천하신 논어, 맹자, 중용을 읽었다.

가장 열독한 것은 제러미 리프킨의 책들이다. '수소혁명'을 2번 정도 읽었고, '유러피언드림'은 3번, '공감의 시대'와 '3차산업혁명'은 4~5번 정도 정독했다. 리프킨은 단순히 학자가 아니라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조직과 회사가 있다. 로마를 친환경 도시로 재건하는 사업을 리프킨의 회사가 맡았다.

리프킨의 책들은 두껍다. 나도 감옥 밖에 있었으면 제대로 읽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책들을 쉽게 요약하면 사회의 구조적인 변혁이 '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변화'에서 온다는 것이다. 1차 산업혁명이 '석탄과 인쇄술'에서 비롯됐고, 2차 산업혁명이 '석유와 전화, TV, 라디오' 등으로 촉발됐다. 3차 산업혁명은 '재생가능한 에너지와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 에서 시작된다. 이런 내용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간단치 않다. 한국은 신재생에너지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만나는 3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 리프킨은 미국이 아닌 유럽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는데 오히려 지금 유럽이 어렵지 않나.

= 유럽의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일부 국가들이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럽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 또한 유럽이 공동 번영의 질서를 만든 것은 동북아시아가 배워야 한다. 20세기 살상된 인구가 2억명인데 그 중 80~90%가 유럽인이었다. 유럽은 그런 비극을 반성하면서 유럽연합(EU)를 만들었다.

한반도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일본의 침략이라는 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지도자라면 이런 한반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 국민 50%의 동의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을 잘 살게 해야한다고 말하진 않겠다. 다만 우리 기술로 북한에 가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희토류 발굴을 같이 하면 서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함께 3차 산업사회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중국이 북한에서 이런 것들을 하고 있다. 서로 협력을 하면서 핵문제 등에 대해선 별도의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 비판할 것은 제대로 비판해야한다.  

-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을 폭로하다 감옥에서 1년을 보냈다. 후회하지 않나. 17대 국회에서 상임위가 교육위였는데 김효석 당시 원내대표가 갑자기 비비케이 저격수를 맡아달라고 했다던데.

= 김효석 전 원내대표가 꼬드겼다. 친한 사이라서 거절을 못했다. 농담이다. 비비케이는 하늘이 내게 준 기회다.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다시 기회가 오면 더 잘하고 싶다. 감옥에 있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봤다.

전공이 언어학이다보니 그동안의 발언에 대해 되돌아봤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내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것이다. 나는 비비케이가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는 데 급급했다. 듣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이제는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으로 하고 싶다. 진보의 가치를 정확하게 잡되, 보수처럼 쉬운 언어로 얘기해야 한다. 우리가 졌다고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쉽고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어느 한 의원은 우리가 선거에서 졌다고 우향우를 해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우리의 언어를 먼저 반성해야 한다. 비비케이는 어려운 사안이었다. 왜 이해를 못하냐고 답답해 할 것이 아니었다. 역사에 가정이 없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정말 잘하고 싶다.

생전에 문익환 목사는 정말 쉬운 표현을 썼다. 구어체로 글을 썼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었다. 설득력이란 쉬운 데서 나온다.

- 감옥 나와서 첫 행보가 쌍용차 농성촌과 고공농성자들 방문이었다.

= 감옥에서 쌍용차 문제를 다룬 <의자놀이>를 봤다. 가장 슬픈 표현이 '이 사회가 우리더러 나가라고 하는 것 같다'는 글귀였다. 그 부분을 보고서 가슴이 먹먹해서 2~3일 동안 다시 책을 펼치지 못했다.

나도 운동권 출신이고 어려운 사회를 바꾸겠다며 정치를 했지만, 그게 말뿐인 수사(rhetoric)에 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감옥에서 했다. 여기서 나가면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그리고 이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비를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자놀이>를 보며 그런 생각을 더 강하게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벼랑 끝에 몰린 분들이다. 그 분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핀란드의 교육이 성공한 이유가 잘하는 애를 잘 키워서가 아니다. 낙오자가 없게 신경을 쓴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우리 사회도 낙오자가 없도록 배려하는 사회가 돼야한다.

- 상당수 해고노동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절망하고, 목숨을 끊었다.

= 절망이 아니다. 쌍용차 농성촌 가보니 그분들은 절망을 말하지 않는다. 이미 바닥까지 내몰린 사람들은 쉽게 절망, 좌절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거기서 더 좌절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우리가 좌절하면 술 한잔 마시고 털면 된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좌절의 다음 단계는 죽음이다. 그만큼 막바지에 몰려있다.

-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 한진중공업 최강서 동지의 장례식장에 가보니 그냥 놔두면 계속 죽겠더라. 노조 부위원장이 차만 오면 뛰어들려고 한다고 했다. 이 흐름을 역전시켜야 한다. 절망은 살아서 극복할 때 희망이 된다. 살아서 싸워야한다. 이 사람들에게 힘을 보태는 사람들이 많고, 마음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들의 역할이다.

- 노동자들이 맞이한 현실이 녹록치 않다. 한진중공업은 결국 공장 폐쇄 수순으로 가고 있고, 정리해고를 하려고 눈치를 보고 있는 사업장들도 꽤 있다.

=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필리핀에 조선소를 짓고, 부산 영도조선소가 위치한 부지를 개발해서 아파트 단지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노동자들을 다 내쫓아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고 조 회장이 쉽게 밀어붙일 순 없을 것이다.

- 대선 결과로 인해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촌도 철거 위기에 몰려있다는 분석이 있다.

=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조금씩 공격하면서 국민들의 반응이 어떤지 간을 보고 있다. 진짜로 철거해도 되는지, 철거하면 얼마나 역풍이 불지 그들도 우려하고 있다. 이럴 때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절대 철거할 수 없다.

-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이 왜 졌다고 보는가.

= 우리의 실패라고 하는데. 일단 48%의 지지가 우리 것이었을까. 그거를 우리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민주당이 언제 48%의 지지를 얻은 적이 있나. 일단 우리는 48%를 지켜야한다. 그것의 시작은 반성이다. 민주당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의원 한명 한명이 '내가 잘못했다'고 말해야 한다. 당 공식 입장은 '잘못했다'인데 안에서는 서로 '너가 잘못했다'고 싸운다. 그러면 절대 지지율 48%를 못 지킨다.

전선을 넓히지 못한 것도 실패의 원인이다. 이명박, 박근혜가 지난 5년에 대한 실정의 책임을 지도록 전선을 넓혔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의원들 한명 한명이 대선 후보를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싸워야 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환경, 교육, 물가, 등록금 등으로 전선을 넓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새누리당은 대중들에게 와닿는 말을 했다. 우리는 선거 때 정치개혁을 말했고, 저쪽은 민생과 국민대통합을 얘기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최근 중소기업 찾아가서 고개 숙인 것도 우리가 놓친 것이다.

이미지와 구도(프레임) 싸움에서도 졌다. 박근혜 당선인이 오히려 정권교체를 얘기했다. 그것을 우리가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다. 지난 5년의 실정의 책임이 새누리당과 박근혜에게 있다는 것을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다.

- 선거 후 세대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 새누리당을 찍은 51%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을 찍은 50대들은 87년 6월항쟁 때 넥타이 부대였고,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찍은 사람들이 상당수다. 그런데도 이번에 박근혜 당선인을 선택했다. 혹시 우리 사회가 그 세대를 존중하지 않고, 지금 있는 곳에서 나가라고 하지 않았는지 뼈아프게 되돌아봐야 한다. 민주당에서 모바일 투표를 한다고 하면 50대에서 욕이 나온다. 너네끼리 잘해봐는 반응이 나온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이 사회에서 나가라고? 못나가!' 하는 감정을 혹시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닐까.

또 세대를 떠나 박근혜 당선인을 찍은 51%에 대해 우리가 너무 몰랐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복기해야 한다.

- 박근혜 당선인이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되자 일부에선 이민을 가겠다거나 실정을 바라는 모습도 보인다.

= 정말 어리석은 태도다. 저는 진심으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 정말 진심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도 성공하길 기대했다. 국민의 삶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정권은 성공해야 한다. 다만 반대파를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실패한 이유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여야 정치권이 모두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고, 수단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 만일 박근헤 당선인이 쌍용차 농성촌과 한진중공업을 찾아가서 그들을 위로하고, 문제를 해결하면 민주통합당으로선 정말 싸우기 힘든 상대가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로선 정말 뼈아프지만, 그렇게 하길 바란다.

- 박근혜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면 차후에도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 있다.

= 우리의 가치를 저쪽(박근혜 정부)이 다 실현해 국민들이 행복하다면 상관없다. 그 과정에서 기여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무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화해야 한다.

이젠 민주개혁진형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기득권에 맞서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이렇게 하면 노동자들이 당해낼 수가 없다. 노동자 탄압이 21세기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반면 투쟁의 방식은 아직 그대로다. 상대가 정말 난감하게 생각하는 투쟁의 방식은 쌍용차 해고자를 상담하는 '와락'의 활동이나 재능기부, 문화공연 같은 것이다. 이런 것들이 21세기 투쟁 방식이다. 노조에서 기존 투쟁 방식을 답습한다면, 나와 미권스(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는 시민들을 모아 새로운 방식으로 투쟁하겠다.

- 팟캐스트 방송 <나는꼼수다>(나꼼수)로 인해 비비케이가 국민적 관심사가 됐지만, 막말 논란 등 여러 한계도 있었다.

= 지난 1년반 동안 나꼼수의 역할은 무척 컸다.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나꼼수를 했다. 비판하는 국민이 많아지면 정부는 절대 엇나갈 수 없다. 물론 나꼼수의 여러 한계가 있지만,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은 것을 쟁점화했다는 점에서 대안언론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도 조중동과 종합편성채널, 방송사 등 모두가 한쪽 방향 일색이지만, 나꼼수처럼 대안 언론이 계속 나올 것이다.

기존 매체가 잘못되면 국민들이 외면할 수 밖에 없다. 문화방송은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뚝뚝 떨어졌다. 방송이 정권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지만, 국민들은 외면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나꼼수는 끝났다. 하지만 그 정신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 내년 초에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가제는 <힘내세요. 대한민국>이다. 정치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줄 계획이다. 3차 산업혁명처럼 사회 구조적인 변혁에 대해서도 얘기할 것이다. 책 출간 외에는 리프킨의 책에서 언급된대로 시민사회기구를 만들고 싶다. 온라인 카페인 '미권스'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서 공익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 재능기부를 받아서 공부방에서 애들을 가르칠 수 있고, 농촌의 유기농 농가와 도시의 가구를 연결해서 수익사업을 할 수도 있다. 이미 미국에선 이런 활동이 많다.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리기 위해 개인 원룸사업과 태양광 기술을 가진 기업을 연결해 태양광 원룸사업도 할 수 있다. 지역에서 식량공동체를 만들어 김치, 반찬 등을 공유할 수도 있다. 좀 더 구체적인 활동은 구상 중이다.

- 피선거권 박탈돼 향후 9년간 선거에 나가지 못한다. 정치인인데 괜찮나.

= 좁은 의미의 정치를 못할 뿐 넓은 의미의 정치를 할 수 있다. 시민사회기구를 조직해 지역 사회에서 공익적인 일을 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정치다. 정당이 중앙에서 권력 투쟁에 몰두하지 말고, 지역에서 뿌리내려 공익적인 일들을 일상적으로 해야한다. 앞으로 그런 일들을 할 것이다. 좁은 의미의 정치가 우리 사회에서 욕을 먹고 있다. 정치가 이제 국민들에게 웃음을 줘야한다. 정봉주처럼.  

- 감옥에서의 1년은 어땠나.

= 이런 시간을 내게 준 것을 하늘에 감사한다. 만일 지난해 수감되지 않고 나꼼수를 하다가 총선에서 당선됐으면 스스로를 연예인처럼 생각했을 거다. 감옥에 오지 않았더라면 조용히 앉아서 관조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고, 진로와 이 사회의 비전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독서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감옥에서 공부하면서 이 정도로 공부하지 않고 정치를 하려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중엔 내가 진짜 나를 감옥에 보낸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있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

- 나꼼수 불화설이 불거지고 있다.

= 여권과 보수언론은 같은 편끼리 비판하면 사이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비판해도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유럽에 머물고 있는 나꼼수 멤버들과 수시로 연락하고 있고, 억지로 불화설을 만들어도 신경쓰지 않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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