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사스타일 '부전여전'

장재용기자 2012. 12. 3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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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면 끝까지.. 2인자 두지 않고.. 경제·정책통 선호명망가 2세들도 자주 등용

헌정 사상 첫 '부녀(父女)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부전여전 인사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박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번 믿고 쓴 사람은 결정적 실책이 없는 한 계속 기용하는 닮은꼴 용인술을 보여주고 있다. 박 당선인이 2004년 당 대표를 맡았을 때 비서실장을 지낸 뒤 친박계를 이탈했다가 정책위의장를 지내고 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에 이어 인수위 부위원장에 발탁된 진영 의원이 대표적이다. 판사 시절 박 전 대통령 대선 출마 반대 글로 구속된 이를 석방했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이나 박정희정부 시절 5차례 투옥된 김중태씨 등 선대위 멤버 상당수가 인수위에 기용된 것도 비슷하다.

박 당선인은 당내 대선 경선 캠프 주요 인사 30명 중 3명을 제외한 27명을 자신과 한번 이상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택했고, 1998년 정치 입문 뒤 한번도 보좌진을 교체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남덕우 전 총리를 1969년부터 1978년까지 9년 2개월 간 재무부 장관과 경제기획원장관에 기용한 뒤 다시 경제특보를 맡겼다.

'분할 통치'(divide and rule)로 다양한 세력 간의 경쟁과 견제를 유도해 2인자를 두지 않는 것도 닮았다. 인사할 때마다 핵심 포스트 보직에 동일한 측근 인물을 재기용하기 보다는 새 인물을 발탁함으로써 측근 그룹 내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했다. 최경환 의원이 핵심 측근이지만 이번 인수위 인선에서는 진영 의원을 부위원장에 기용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경제통' '정책통'을 선호하는 스타일도 닮았다. "가장 중요한 것(인선 기준)은 전문성"이라고 밝힌 박 당선인은 인수위 비서실장부터 예상을 깨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한국조세연구원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등을 지낸 유일호 의원을 발탁했다. 정책 공약을 다듬은 안종범 강석훈 의원 등은 위스콘신대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대학 교수를 지냈다. 박 전 대통령을 9년 2개월 동안 비서실장으로 보좌한 김정렴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미국 클라크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재무부 이재국장, 상공부 차관, 재무부 장관을 지낸 경제통이었다.

한편 박 당선인이 '명망가 2세'를 자주 등용하는 것도 특이점이다. 인수위엔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의 아들 유일호 의원과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씨가 포함됐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엔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 김세연 의원,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딸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를 비대위원에 발탁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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