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안낳겠다"는 부모, 최근 4년새 4배 늘어
[세계일보] 다섯살배기 딸을 가진 김모(34·여)씨 부부. 아들만 있는 집안에서 자라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진 남편은 근 5년째 둘째를 갖자고 성화이지만 김씨는 요지부동이다. 맞벌이인 지금도 아이 교육비·생활비·보험료 등으로 한 달에 150만원 정도를 쓸 만큼 경제적 부담이 큰데, 둘째가 생기면 자신이 직장을 관둬야 하고 양육비도 더 들어갈텐데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둘째 아이를 포기한 한자녀 부모가 최근 4년새 4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 총 가구 소비 비용의 70%에 이르는 자녀 양육비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결혼 만족도 등 부부 금슬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도 어느 정도 둘째 출산 여부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책 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는 둘째를 낳지 않겠다는 한자녀 가구 비율이 2008년 14.0%에서 2011년 55.5%로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반면 둘째를 낳겠다고 응답한 부모는 같은 기간 53.3%에서 34.8%로 줄었다. 연구소는 2008년 첫째 아이를 낳은 715가구를 대상으로 둘째 자녀 계획 및 실제 출산 여부를 조사해왔다.
2008년 둘째를 낳겠다고 응답한 가구 가운데 실제로 낳은 361가구와 그렇지 않은 354가구를 비교한 결과 첫 아이가 있는 부부가 둘째를 낳는데는 어머니의 취업 여부 및 이상적인 자녀 수, 결혼 만족도와 부부 갈등, 아버지의 양육 참여도, 첫째의 기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전업주부일수록, 갖고 싶은 자녀수가 많을수록, 부부 금슬이 좋을수록, 아버지가 첫째 육아에 많이 참여할수록 둘째를 낳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아이 기질과 관련해서는 부부가 첫째를 키울 때 실망이나 어려움이 클수록 둘째를 더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영희 연구위원은 "이들 조건이 충족된 부부가 둘째를 낳을 확률은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64% 정도 더 높다"고 말했다. 반면 첫째의 성별이나 가구 소득·자가 주택 소유·어머니의 우울증 여부, 주변의 권유 등은 둘째를 낳는 데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한편 이들의 자녀에 대한 지출비용은 가구 총 소비 비용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두 자녀 이상이 있는 가구의 아이들에 대한 지출비는 총 가구 지출비의 78.4%였고 한자녀 가구의 경우도 70.7%였다. 이는 2008년 아이를 낳은 1551가구의 총 지출비 대비 평균 아이 양육비 비율 40%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왕 연구위원은 "둘째를 낳고 싶지만 경력단절의 불확실성과 양육비 부담 등으로 출산을 미루거나 낳지 않는 취업모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며 "또 행복한 부부 관계가 자녀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정지원센터를 활용한 부부 관련 프로그램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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