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연아 복귀 후 무리수 '미련한 집착?'

2012. 12. 28. 09: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 아사다 마오 ⓒ 연합뉴스

모든 '예·체능인'의 목표는 1등이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만의 개성과 장점을 극대화한 2등은 1등 못지않게 각광받는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2인자 박명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1인자 유재석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눌한 입담과 호통개그로 시청자의 배꼽을 빼놓았다. 스스로 "유재석 덕 보고 산다"라며 현실을 자학개그로 풍자할 정도다.

그러나 모든 예체능 조연의 마음가짐이 박명수 같지 않아 '연민'이 간다. 여자 피겨의 만년조연 아사다 마오(22·일본)가 대표적인 예다. 아사다는 필요 이상의 오기를 부리고 주관도 약해 주위에 휘둘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일본은 여전히 아사다가 '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를 넘을 수 있다고 믿는다.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목표의식은 좋으나 착오가 정신을 지배해 문제다.

일본의 한 피겨전문가는 "아사다가 김연아에 맞서려면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뛰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 언론도 2014소치올림픽 전초전인 내년 세계선수권서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부추김 때문이었을까. 아사다는 다시 처절한 짝사랑을 시작했다.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지 않고도 그랑프리 파이널 정상에 섰지만, 김연아 복귀 시점과 맞물려 다시 무리수를 두기로 한 모양이다. 이는 트리플 악셀 없이 김연아를 넘을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히려 아사다가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은 트리플 악셀을 포기하는 것이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지난 11월 그랑프리 3차 중국대회서 정상에 오른 직후 "트리플 악셀을 생략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더없이 정확한 자평이다. 쇼트와 프리 모두 연기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몸을 비틀어 도약하고 착빙도 과격한 스크래치의 연속이다. 하늘에서 3회전 반이 아닌 도약과 착빙에 모자란 회전수를 집어넣는 '꼼수'라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수정도 불가능하다. 마음은 오류를 알고 있지만 육체가 말을 듣지 않는 까닭이다. 그동안의 세월과 노력, 그리고 아사다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트리플 악셀은 맞지 않는 옷임에 틀림없다.

트리플 악셀은 아사다 뿐만이 아니라, 경쟁자들의 마음까지 뒤집어놓은 여성 피겨판 카사노바(?) 같은 존재다. 실제로 아사다는 속칭 '꽈배기 악셀'로 보너스를 챙긴 적도 있었다. 심판에게도 교묘한 트리플 악셀의 유혹은 강렬했고, 아사다가 챙긴 보너스 점수로 정상의 문턱에서 좌절한 정석 피겨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유혹의 힘은 점차 쇠약해져 이제 행운을 바라기 어려워졌다. 아사다로선 '진짜 피겨'에 집중할 때다. 트리플 악셀 말고도 쌓인 숙제가 많다. 자세교정 및 표현력 향상, 속도에 몸을 맡기는 대범함이 요구된다.

'토털패키지' 김연아 때문에 공중 3회전 반을 고집한다면 2인자 자리도 위태롭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에 남성피겨 기술에 집착하는 건 무모하다.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속담이 있다. 조연배우 아사다에게 가장 절실한 건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