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망언내각.. 中엔 저자세, 한국엔 고자세 펼듯

도쿄 2012. 12. 2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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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쇼' 2명까지 입각.. '독도·위안부문제 한국에 양보 없다' 다시 밝힌 셈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신임 총리가 26일 독도 방문 해프닝을 벌인 극우정치인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의원을 각료로 발탁한 것은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 독도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도 총무상과 이나다 행정개혁담당상은 아베 총리가 지난 10월 구성한 그림자 내각(예비내각)에 경제산업상과 법무상으로 이름이 올라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중량감과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입각은 어렵다는 것이 한국 외교 전문가와 일본언론의 관측이었다. 도쿄의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에 입국 거부 당한 의원들을 입각시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한·일 관계가 냉각기를 더 거쳐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독도 해프닝으로 지명도 올린 정치인

신도 의원은 '국가 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모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 연맹' 등 극우 성향 의원모임을 통해 지명도를 쌓아왔다. 일본 사회에서 무명 정치인에 가깝던 그는 작년 8월 자민당 영토특위 위원장 대리 자격으로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주도해 유명세를 떨쳤다. 그의 외조부는 2차 대전 막바지 이오지마(硫黃島) 수비대 사령관으로 옥쇄작전을 펼친 일본 육군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 중장이다. 신도 의원은 한국 입국을 거부당한 후 일본 국회가 열릴 때마다 질의 등을 통해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왔으며 미국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철거 운동도 벌였다. 신도 의원은 지난 8월에는 중국과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국회의원 방문도 추진했다.

변호사 출신의 여성인 이나다 의원은 아베 총리의 측근이지만, 중의원 3선에 불과해 당초 입각이 어렵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는 망언을 통해 지명도를 높인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그는 도쿄 전범 재판이 근대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정했다. 그는 "난징(南京) 대학살은 허구다"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도덕교육을 논할 자격이 없다" "일본군에 의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집단 자결은 없었다"는 등의 망언으로 일본 내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뒤통수 맞은 한국

신도 의원이 총무대신을 맡음에 따라 향후 '독도의 날'행사를 국가행사로 격상하는 것도 언제든 재추진할 수 있게 됐다. 총무성은 지방행정조직을 총괄하고 국가행사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다. 총무성은 방송정책도 총괄해 한류 드라마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베 총리가 막판에 이들을 내각에 포함시킨 것은 센카쿠 경찰주둔과 중앙정부 차원 독도의 날 행사 개최 공약을 유보하면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극우파를 배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는 "아베 총리가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세력을 배려해 신도 의원 등을 입각시킨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외무상 등에 비교적 중도적 인물을 입각시킨 것으로 볼 때 한·일 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중국 관련 공약을 실행했다가는 중국으로부터 무역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공약을 통해 극우 집단의 불만을 해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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