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노조위원장 빈소 지키던 부위원장 사망

용인 | 최인진 기자 2012. 12. 2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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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 맞이하다 심장마비로

장기간의 복직 소송과 생활고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국대학노조 한국외국어대 이모 지부장(47)의 빈소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긴급 수술을 받은 이모 수석부위원장이 결국 사망했다. 한국외대 노조는 이틀 사이에 노조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등 지도부 2명을 잃었다.

한국외대 노조 관계자는 26일 밤 "이 수석부위원장이 수술을 받았지만 심근경색으로 결국 숨졌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명확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이 위원장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던 중 갑자기 심근경색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노조 관계자들은 이 수석부위원장의 평소 건강에 대해 "약간의 고혈압 증세 외엔 특별한 지병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 위원장의 자살 소식에 받은 충격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한국외대 노조는 연이은 지도부 사망에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들이라 모두 당혹스러워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위원장은 이에 앞서 성탄절인 25일 낮 경기 용인시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노조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현장에 남긴 유서에 '가족과 동료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등을 7~8개 문장으로 간략하게 써놓았다. 이 위원장을 발견한 그의 부인은 "24일 저녁부터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아 학교 사무실로 찾아갔더니 숨져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2006년 해고된 후 2009년 복직할 때까지 쌓인 부채로 많이 힘들어한 것으로 안다"며 "부당해고와 이에 맞선 장기간에 걸친 복직 소송, 소송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이 자살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타살 혐의점은 없으며 부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용인 |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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