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집값, 단순 비교하면 안되는 이유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경험한 일본과 현재의 한국 경제는 사실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더 많다. 첫째, 버블 형성기에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정도가 다르다. 한국은 2000년 이후 10여년간 주택 가격이 80% 정도, 일본의 경우 150% 이상 급등했고 이 중 절반가량이 거품이 꺼지기 바로 이전인 3년 정도에 집중됐다.
둘째, 일본에서는 택지 가격의 상승과 함께 건설투자가 20% 가까이 상승할 정도로 주택 공급이 과도했던 반면, 한국의 건설 투자는 지난 2005년 이후 지속적인 둔화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주택보급률과 자가 주거 비중은 1990년대의 일본에 비해 상당히 낮다.
셋째, 은행 부문의 자산 건전성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 은행권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 ratio) 등의 규제책을 통해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권 전체 문제로 전염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차단된 반면, 일본은 제대로 된 규제 없이 대출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은행권 자산 건전성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악순환을 거듭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경우 엔화 가치가 급등해 부동산 가격 하락과 더불어 경제를 디플레이션으로 이끄는 데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한국 원화는 대개 경기 사이클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으로써 자산 가격 하락이 시스템 전체의 디플레이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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