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에..한국은행 "나 지금 떨고 있니"

2012. 12. 23. 04: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감서 물가·기준금리 놓고 당선인-총재 충돌 일각에선 통화정책 독립성 훼손 우려도 제기

국감서 물가ㆍ기준금리 놓고 당선인-총재 충돌

일각에선 통화정책 독립성 훼손 우려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에 한국은행 김중수 호(號)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출신인 박 당선인이 지난 국회에서 물가, 기준금리 등을 놓고 한은에 곱지 않은 시각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새 정권이 한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권이 기준금리 결정권을 쥔 한은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 작년 국회서 한은 비판…"금리 조정 타이밍 놓쳐 가계부채 악화"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박 후보의 차기 대통령 당선을 놓고 다소 긴장하는 기색이다.

`과묵한' 박 당선인이 과거 한은을 이례적으로 정면비판한 기억 때문이다.

현 김중수 총재가 취임 후 처음 맞은 국정감사(2010년10월)에서 박 당선인은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은을 질타했다.

그는 "한은 설립목적은 시장금리 조정을 통해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인데 이것이 의도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느냐"며 "한은의 물가안정 기능이 흔들리는 만큼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6월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선 김 총재와 기준금리 조정 속도를 놓고 10여 분 동안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박 당선인은 "금리정상화 타이밍을 늦추지 말았어야 했는데 한은의 뒤늦은 금리 정책이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얘기도 있다"며 "한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춰서 스스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고 비판했다.

"한은이 (금리 조정에) 선제적이지 못했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느냐"는 박 당선인의 이어진 질문에 김 총재는 "그렇다"며 "우리는 글로벌 경제에 살고 있고 경제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 밖에도 박 당선인은 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의 중심선을 현 3%(2009~2012년)에서 2%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2011년 3월)하거나 외화보유액의 세부통계 공개를 촉구(2010년 10월)하기도 했다.

한은 내부에선 박 당선인이 기재위 활동으로 한은의 업무현황을 아는 까다로운 `시어머니'인 만큼 부담도 더하다는 말도 나온다.

◇정권 바뀔때마다 `외풍' 논란…한은 독립성 주목

내년은 그 어느 때보다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이 주문된다. 복지예산 확대 등으로 메마를 정부재정을 생각하면 경기침체 대응에 한은의 `기준금리'란 칼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은의 독립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의 의사결정에 차기 정권의 영향력이 어떻게든 끼어들 가능성이 크단 것이다.

선례도 많다. 2008년 현 정권의 인수위원회는 "한은도 정부 조직 중 하나"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과 전혀 다른 통화정책이 나와서는 곤란하다"고 밝히며 통화정책 개입을 천명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인수위 역시 "금융통화위원 추천제도 변경보다는 한은 총재를 비롯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한은 인사에 손을 댈 모양새를 취했다.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김 총재의 거취도 자연스레 입에 오르내린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새 정권으로선 MB의 사람보단 새 정권과 더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을 앉혀놓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감에서도 한 야당 의원이 `정권이 바뀌면 어차피 총재도 바뀐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김 총재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은 총재직까지 메스를 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국가신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한은에 개입하는 인상을 줄 경우 자칫 `관치금융'이라는 국제적 오명을 얻기 십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군사정권도 아니고 요즘 같은 시대에 입맛에 따라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며 "다만, 통화정책에 간접적 영향은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문민정부 출범 이후 임기를 마치지 못한 총재는 총 세 명이다.

18대 조순 총재(1992년3월~1993년3월)는 김영삼 대통령 취임 직후 사실상 경질됐다. 조 총재는 대선 레이스 중 다른 후보인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고소했는데 선거 후 이를 김 대통령에게 알리지 않고 취하해 청와대의 화를 샀다.

뒤를 이은 19대 김명호 총재(1993년3월~1995년8월)도 부산지점 지폐유출 사고가 터지며 낙마했다. 20대 이경식 총재(1995년8월~1998년3월)는 외환위기의 책임을 지고 교체됐다.

현 24대 김중수 총재는 2010년 4월1일 취임했다. 별 탈이 없으면 2014년 3월31일까지 4년간 직을 유지하게 된다.

banghd@yna.co.kr

< 美 케리 사단, 국무부 대거 입성 `대기' >

2012 KBS 연예대상에 신동엽(종합)

< 朴 당선인, 여성ㆍ이공계ㆍ脫영남 인사 대거발탁 >

김보경 선발출전한 카디프시티, 챔피언십 선두 질주

이탈리아 대통령, 의회 해산…몬티 총리 사임

< 연합뉴스 모바일앱 다운받기 >

< 포토 매거진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