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택 박근혜]"찬반 떠나 한마음으로".. 48% 끌어안기

2012. 12. 2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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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당선인 첫 회견.. '통합-민생-튼튼한 안보' 국정방향 제시

[동아일보]

동네 이웃들에게 인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하려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나오던 중 차에서 내려 동네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국민 인사를 통해 밝힌 국정 운영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국민대통합, 민생 살리기, 튼튼한 안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그 지지자들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 대탕평 인사로 국민대통합

박 당선인에게 국민대통합은 최우선 과제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고 경제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대탕평 인사를 거론했다. "모든 지역과 성별과 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능력에 따라 등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대통합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뒤 유신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고, 동서화합을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한광옥 한화갑 김경재 전 의원 등을 영입했다. 당내 화합을 위해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도 중앙선대위 등에 배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이번 대선에서 호남에서 '보수 후보의 두 자릿수 득표'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당장 그는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한 48%의 유권자를 포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당선인은 "저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대국민 인사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국민대통합 행보를 보인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출 후 첫날인 8월 21일에도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역대 대통령들의 묘역을 찾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향후 박 당선인의 일정과 메시지는 국민대통합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만간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수위원회와는 별도로 여야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국가지도자연석회의' 구성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다시 한 번 '잘살아보세'

박 당선인은 이날 "주부님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젊은이들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과 고통은 여전히 크다"며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 외쳤던 '잘살아보세' 신화의 재현도 강조했다. 국민 모두가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즐겁게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정보기술(IT)을 산업 전반에 적용하고 융합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스마트 뉴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상생과 공생도 거론했다. 혼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사는 상생과 공생의 정신이 있어야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는 것으로 경제민주화는 그 핵심적 방안이다. 대기업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 규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및 집단소송제 도입,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이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공약들이다.

박 당선인은 상생과 공생을 강조하며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가 공약으로 내세운 대학 반값등록금 실현과 셋째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0∼5세 무상보육,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 대북·동북아시아 외교정책 밑그림

박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중국과 일본 등과의 새로운 외교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그는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를 통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했다. 특히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동북아의 화해·협력과 평화가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최근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남북교류 활성화와 관계 정상화를 위해 서울과 평양에 각각 '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남북 신뢰 구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정책에 진전을 이루면 국제사회까지 참여하는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발표한 만큼 인수위 기간에 어떻게 구체화될지도 주목된다.

■ 박근혜 당선인 對국민 인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오늘 제18대 대통령 당선자로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오로지 국민 여러분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우리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자 하는 국민 여러분의 마음과 힘, 그 애국의 정신이 우리 국민과 후손들 마음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님과 지지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나 문재인 후보님 모두 우리 대한민국을 위하고, 대한민국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국정운영에서 국민을 위한 이 마음을 늘 되새기겠습니다.

저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습니다.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 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지역과 성별과 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하여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 올려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퍼센트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아직 어렵습니다. 196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이 100불에도 미치지 못한 나라에서,

2012년 지금은 그 200배가 넘는 2만 불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부님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젊은이들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과 고통은 여전히 큽니다. 저는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사는 것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즐겁게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 따뜻하고 편안한 잠자리에 드실 수

있도록 국민 한 분 한 분의 생활을 챙기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분 없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대통합이고, 경제민주화이고, 국민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게

힘이 되어 주십시오. 한마음이 되어주십시오. 5000년 역사의 우리 대한민국은 선조로부터 강인한 정신을 물려받은 찬란한 전통을

자랑하는 문명국가입니다. 우리는 예부터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싫어하였으며, 화합을 좋아하고 갈등을 싫어하는 국민이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예로부터 두레와 같은 상부상조의 미덕을 가지고 나라를 지켜왔습니다.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상생과

공생의 정신이 선조가 우리에게 물려준 훌륭한 자산입니다.

이제 상생과 공생의 정신이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여러분께서 이러한 마음을 함께 나누어 주시고 훈훈하고 따뜻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확신합니다. 5000년 역사의 유산을

이어가고, 5000만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미래를 펼쳐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선거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치러졌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처한 안보현실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동북아 역내 갈등과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제게 주신 소명은

바로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를 통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는 국민

여러분과의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동북아의 화해·협력과 평화가 확대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희망을 잃지 말고 일어서 주십시오. 국민 한 분 한 분이 새로운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 국민과 함께 국민 행복 시대를 열어 나가겠습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그 길에 국민 여러분들이 늘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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