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박근혜] 민주, 눈물의 해단식.. 文 "내 개인의 꿈은 끝, 당은 더 발전하길"

김진명 기자 입력 2012. 12. 21. 03:17 수정 2012. 12. 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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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공백사태 민주당.. 文이 나서 패배 수습 맡나, '安의 신당' 기다리나

대선 패배 다음 날인 20일, 민주통합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이길 수 있는 선거였는데…"와 "당분간 내홍(內訌)을 피할 수 없게 됐다"였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 선대위 해단식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의원·당직자가 보이는가 하면,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선거 때 뭐하다가 이제 와서 우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文이 비대위원장 임명 후 '국민정당'으로?

민주당은 현재 당장 당을 이끌어 갈 지도부가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두 번이나 해체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9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해찬 대표 등 최고위원 전원은 당내에서 '이·박( 박지원 원내대표) 퇴진론'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2선 후퇴를 하겠다면서 문 후보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다시 인적 쇄신론이 부각되자 11월 18일 아예 총사퇴를 선언했다. 권한을 위임받은 문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단 10명 등 선대위 조직으로 당을 꾸려 나갔지만, 이들도 지난 11월 23일 안 전 교수의 사퇴 후 책임을 지겠다면서 직을 내려놓았다. 곧이어 문 후보마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게 되면서 당의 구심점은 사라져 버렸다.

문 후보 측은 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절차로 현재 대표대행을 겸직하고 있는 문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임명해 비대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일단 문 후보가 당을 수습하는 역할까지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대선 기간 발족한 '국민연대' 인사들을 흡수해 '국민정당'으로 나아가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대'와 현 민주통합당을 합해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길도 있다는 것이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당내 세력 관계 속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정세균 상임고문이 벌써 거론되고 있다.

"安 등판해야" 목소리도

선대위 외곽에 머물렀던 당내 비주류·비노 진영에선 이런 움직임에 대해 벌써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대선에 패배한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고, 그렇게 임명된 비대위원장이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것이다. 한 관계자는 "선거를 위해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더라도 패배했으면 '이제 다른 좋은 분이 나서서 수습해 달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19일 투표 직후 미국행을 택한 안 전 교수가 귀국한 다음에야 진정한 창당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당직자는 "이번 선거 기간에 국정원 사건이라든가 여러 가지 무리한 시도가 있었다"면서 "창당을 하더라도 '그 밥에 그 나물'인 국민연대만으론 부족하다. 새 사람이 있어야 새 정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여러 목소리가 분출되면서 당분간 민주당과 야권 내에선 이합집산이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곧 의원총회가 열리면 대선 패배 원인과 책임을 놓고 온갖 얘기가 나올 것"이라면서 "내년 초 전당대회를 치러도 4월 재보궐이 또 있어서 결국 몇 달 동안 세력 간의 규합과 분열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전 후보는 20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 "새로운 시대를 제가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했던 개인의 꿈은 끝이 나지만, 민주당은 더 발전해서 다음에는 좀 더 좋은 후보와 함께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내는 일 반드시 성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저의 개인적인 꿈은 접지만 민주당, 함께 했던 시민사회, '국민연대' 등 우리 진영 전체가 역량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하게 된다면 저도 거기에 늘 힘을 보태겠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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