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文, 경기·인천에서 14만표 뒤져.. 서울서 20만표 앞섰지만 역부족

오남석기자 2012. 12. 2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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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서 6만표 우세에 그쳐

전례 없는 완벽한 야권 후보 단일화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높은 투표율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후보 단일화를 통한 1대1 대결구도 창출과 높은 투표율은 지금까지 야권의 필승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 패배는 야권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냉철한 패인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뼈를 깎는 쇄신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문 후보의 득표수를 분석해 보면 문 후보가 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에서의 저조한 성적 때문이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비해 수도권에서 72만144표를 앞섰다.

서울에서 6.4%포인트(34만5581표), 인천에서 5.3%포인트(6만4561표), 경기에서 6.5%포인트(31만2표)씩을 앞선 결과였다. 그러나 문 후보는 서울에서만 박 당선인에 20만3067표(3.2%포인트) 앞섰을 뿐 경기에서는 8만6831표(1.2%포인트), 인천에서는 5만8387표(3.6%포인트) 뒤졌다.

수도권에서 불과 5만7849표를 앞서는 데 그친 것이다. 비수도권에서의 열세를 수도권 우세로 만회하는 필승 공식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수도권은 중도층과 부동층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지역. 결국 '중원 싸움'에서 성공하지 못한 게 패배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야권이 지난 4·11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총선 패배 후에도 민주당은 이른바 '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과 그로 인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끊임없는 잡음 속에 치러졌고 '경선 효과'는 실종됐다.

이후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도 '아름다운 단일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안 전 후보가 등 떠밀려 사퇴하는 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지는 바람에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지지층 이탈로 이어졌다. 표의 확장성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았던 안 전 후보가 밀려나듯 사퇴하면서 문 후보와 민주당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구정치 세력으로 비치게 된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문재인 브랜드'로 내걸 만한 정책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박정희 대 노무현' 대결 프레임에 갇혀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한 것도 문 후보가 중도층의 마음을 얻는 데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 구성의 변화도 문 후보의 패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번 대선에서 5060세대는 전체 유권자의 40.0%(1662만2840명)를 차지, 처음으로 2030세대(1548만8375명·38.2%)를 앞질렀다. 보수 성향이면서 투표율은 높은 5060세대가 증가한 게 문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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