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adcast] 삼포세대·하우스푸어.. 서민의 아픈 고백

김윤지기자 2012. 12. 2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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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앨리스' 드라마에서 현실을 외치다

현실과 판타지를 섞으면 드라마가 된다.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극본 김지운 김진희·연출 조수원)는 좀더 세밀하게 오늘날을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사회 문제를 집중하는 고발 드라마는 아니다. 시청자에게 무언가 가르치거나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공간이 어떤 곳인지 환기하고 있다.

연애·결혼·출산 포기… '캔디'보다 '신데렐라'가 빨라

#삼포세대

청춘은 꼭 아파야 하는 걸까. 현재 대한민국의 2030 세대는 '삼포세대'로 불린다. 이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 치솟는 물가 등록금 취업난 집 값 등 경제적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스스로 돌볼 여유가 없다. 그들이 무기력한 것은 그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주인공 세경(문근영)은 성실히 살았다. 높은 학점에 숱한 공모전 수상 경력까지. 의류회사에 취직하지만 디자이너가 아닌 사모님 심부름 담당이다. 대신 과 꼴찌였던 친구는 부잣집에 시집가 시댁의 도움으로 샵을 차린다. 세경이 캔디가 아닌 신데렐라가 되겠다고 선언한 이유다.

겨우 취업한 비정규직…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해

#고용 불안정

회사 입장에서 비정규직은 유용하다.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정규직과 급여 복지 등 차별대우를 받아야 한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함이 더 크다. 때문에 철탑에 올라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 지사장인 승조(박시후)는 비서로 신분을 감추고 세경과 친해진다. 승조는 사모 심부름에 정신 없는 세경에 따져 묻는다. "여기 주식회사 아닌가? 주주들이 알아요? 자기들 돈으로 사모 심부름하는지?" 세경은 맞장구 대신 "나 같은 비정규직 처음 봐요?"라고 눈을 흘긴다. 그는 고용에 있어 약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출 끼고 마련한 집값은 떨어지고… 빚은 늘어나고

#하우스푸어

세경의 현실은 집에서도 이어진다. 부모님은 대출 끼고 5억 원에 집을 마련했지만 집값은 떨어졌다. 계속 이자를 갚았지만 원금 2억5,000만원이 남았다. 당시엔 옳은 선택이었다 아니다로 부모님은 말다툼한다. 이른바 하우스푸어(House poor)다. 일이 마음에 안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경이 무턱대고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다.

하우스푸어는 무리한 주택담보대출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일컫는다. 가계 붕괴의 단초가 되기 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아슬아슬 매달을 견디고 있는 이들이 무너질 경우 도미노처럼 가계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 생긴 마트 빵값에 또 한번 좌절하는 동네빵집

#대기업 독과점

세경의 아버지 득기(정인기)는 새로 개업한 마트에서 난동을 부린다. 동네 빵집에서 30년 동안 빵집은 그에게 생존의 문제다. 원가를 아무리 낮춰도 마트의 파격적인 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다. 아내 윤희(이종남)는 외친다. "이게 어떻게 2,000원이야?" 결국 처분에 이른다.

빵집뿐만 아니다. 떡볶이 등 전형적인 서민 업종까지 대기업화되고 있다. 이들이 위협하는 것은 단순 골목상권이 아니다. 득기의 예처럼 서민의 삶 그 자체다. 대기업 로열그룹 회장 일남(한진희)은 득기를 1년 계약직이란 허울 좋은 방법으로 구슬린다. 어서 정부적 차원에서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까닭이다.

김윤지기자 jay@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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