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패배 책임" 당내 도전 직면.. 2선 후퇴해 활로 찾을 듯

박석원기자 2012. 12. 2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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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박근혜] ■ 낙선한 文 향후 진로는내년 초 전대까지 대표대행 수행 여부 관심의정활동 주력하며 범친노 후견인 역할 예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를 인정한다"며 성원해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후보는 패배가 확실해진 밤 11시50분쯤 서울 영등포당사에 나와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그간의 노고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당사 입구에서 "세 번째 민주정부를 수립해서 새 정치와 새시대 열어야 된다는 소명을 다하지 못해 역사의 죄를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저는 행복했다.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그래도 다들 희망을 봤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저의 역부족이었다. 정권 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하지만 저의 실패이지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 국민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국민들께서도 이제 박 당선인을 많이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7시쯤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의 경로당에서 투표를 마친 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제 진인사(盡人事)했으니 대천명(待天命)해야 한다"며 대선 레이스를 마감하는 소감을 밝혔다. 항공편으로 귀경한 뒤엔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김씨, 김경수 수행팀장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대선에서 패배한 문 후보와 민주당의 미래는 험로가 예상된다. 첫 고비는 연초에 치러질 전당대회다. 통상 대선에서 패한 후보의 경우 2선으로 후퇴한 뒤 정치 상황 변화를 지켜보며 후일을 도모하지만 문 후보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해찬 대표가 사퇴한 뒤 법적인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 준비까지 사실상 당 대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때문에 전당대회까지 이르는 민주당의 앞날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의 이름으로 총 결집해서 치른 선거에서 한계가 확인되면서 당 노선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세력 쟁투가 격렬하게 벌어질 수 있다. 현재의 당 정체성이나 이념에 대한 수정 요구가 비노 그룹을 중심으로 거세게 제기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와 친노 그룹은 앞서 대선 후보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비문(非 문재인) 진영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

특히 이들 비노 그룹은 문 후보를 향해 안철수 전 후보와의 '아름다운 단일화'실패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다. 문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마치 '통 큰 양보'를 떠올리게 하는 행보를 해왔지만 안 전 후보가 도중 사퇴함으로써 '큰 형님 전략'에 걸맞은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때문에 전당대회 과정에서 문 후보 중심의 친노와 비노 진영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문 후보는 중립적 위치에서 전당대회를 치른 뒤 시차를 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으로 낙향해 국회의원으로서의 지역 및 의정활동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또 범 친노 진영의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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