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기·인천서 승전보..충청서도 과반 넘게 득표

2012. 12. 2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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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역별 득표율 분석

'서울 10%p 열세' 예상 깨고4.1%p 뒤져 좋은 성적경북선 81% 대구서도 80% 몰표문, 부산·울산 39% 넘어 '선전'

박근혜 당선인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펼친 18대 대선의 승부처는 예상대로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이었다. 박 당선인은 전통적으로 야권이 강세를 보여왔던 수도권에서 문 후보에게 뒤지지 않는 선전을 한 데 힘입어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박 당선인은 또 수도권과 함께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격전지로 꼽혔던 피케이(PK·부산경남)와 충청권에서도 문 후보의 추격을 따돌렸다.

수도권 유권자 분포를 보면, 전체 유권자 가운데 서울이 20.7%, 경기도가 23.1%, 인천이 5.3%를 차지한다. 이를 합치면 수도권 유권자가 전체의 49%에 이른다. 수도권 민심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선거 때 불거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전파력도 강한 편이다. 20일 0시30분 기준으로 잠정집계된 박 당선인의 수도권 득표율을 보면, 서울에서 47.9%를 기록해 51.8%를 얻은 문 후보에게 3.9%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서울 득표율은 문 후보와 10%포인트 정도 차이가 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좋은 성적이다. 선거 막바지 잇따라 불거졌던 '십알단'(십자군 알바단) 등 불법 에스엔에스(SNS) 사무실 운영과 박 당선인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텔레비전 3차 토론 등이 실제 수도권 민심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히려 민주당이 선거 막바지 제기한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이 박 당선인 주장대로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 등으로 인식되면서,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의 역풍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와 인천 역시 서울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박 당선인은 경기도에서 50.4%를 득표해 49.2%의 득표에 그친 문재인 후보를 잘 방어해냈다. 박 당선인은 인천에서도 51.8%를 득표해 47.9%를 득표한 문 후보를 따돌렸다.

득표율에 별 차이가 없는 수도권의 이런 결과는 전국적인 구도로 볼 때 박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별 유권자 분포를 보면, 박 당선인의 지지세가 확실한 대구·경북이 전체 유권자의 10.3%를 차지하는데, 이는 문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광주·전남·전북의 유권자 규모 10.2%와 맞먹는다.

남은 지역은 문 후보의 고향인 부산·울산·경남(유권자 15.8%)이나 충청권(유권자 10%), 강원(3%) 등인데, 이 지역에서는 아무리 문 후보가 선전을 하더라도 박 당선인이 문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이 지역에 문 후보를 따돌린 득표수만큼 수도권에서 표를 잃지 않는 게 최대의 목표였고, 마지막까지 이를 잘 지켜낸 것이다.

수도권 다음의 중요 승부처로 꼽혔던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박 당선인은 수성에 성공했다. 문 후보는 이 지역에서 지금껏 다른 야당 후보가 거둔 성적에 비해 크게 선전했다. 이 지역에서 문 후보는 0시30분 기준으로 부산 39.7%, 울산 39.8%, 경남 35.7% 등 모두 30% 후반대의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그러나 고향에서의 높은 득표율이 승리의 발판이 되지는 못했다. 박 당선인은 부산 60.0%, 울산 59.8%, 경남 63.8% 등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 후보는 선거전 내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많은 공을 들였고, 선거 막판 옛 '상도동계' 인사들의 지지를 끌어내며 이 지역에서 선전을 노렸지만, 오랫동안 새누리당 텃밭이었던 지역 정서의 벽을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충청권에서는 박 후보의 선전이 돋보였다. 역대로 '충청'에서 이긴 후보가 당선된다는 '충청 민심의 법칙'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0시30분 기준 충청권 선거 결과를 보면, 박 당선인은 대전에서 50.0%를 얻어 49.7%를 얻은 문 후보와 거의 비슷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충남과 충북에서 각각 과반인 56.7%와 56.2%를 얻어 42.8%(충남)와 43.3%(충북)를 득표한 문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충청권에서 박 당선인의 선전은 그의 각별한 충청권 챙기기가 영향을 줬다. 충청은 박 당선인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씨의 고향이고, 박 후보는 유세 첫날부터 대전을 방문했다.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도중 면도칼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은 뒤 깨어나 했다는 "대전은요?"라는 한마디가 아직도 지역 민심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도 영남과 호남으로 갈라진 지역주의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당선인은 대구, 경북에서 각각 80.1%, 80.9%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고, 문 후보는 광주, 전남, 전북에서 각각 92.0%, 89.3%, 86.3%를 득표했다. 박 당선인이 전남과 전북에서 1991년 3당 합당 뒤 처음으로 두 자릿수(10.0%, 13.2%) 득표를 한 점은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석진환 허승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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