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있는 명소]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건강·富 안겨주는 민물고기 세계로의 여행

2012. 12. 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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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종 1만5000마리 국내 최대 민물고기 수족관

[헤럴드경제: 단양=남민 기자]스키로 대변되는 겨울철 레저여행, 하지만 실내에서 가족과 멋진 한때를 보낼 관광아이템도 있다.

다양한 민물고기와의 만남이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더욱 좋겠다.

12월 중순 주말, 평일 출근때 처럼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차로 충북 단양(丹陽)으로 향한다. 갑자기 왠 단양이냐고?

지난 5월 개장한 국내 최대 민물고기수족관 탐방여행이다. 스케일이 커 보이는 바닷고기도 아닌 민물고기라 해서 식상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국내외 145종류의 민물고기 1만5000마리가 수족관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부(富)를 상징하는 중국의 희귀어종 황룡

단순히 규모만 커서 구경거리라기 보다 연말ㆍ새해를 앞두고 가족들과 함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해주는' 특별한 물고기를 만나보는것이야 말로 따뜻한 감성여행이 되지 않을까.

단양은 단양8경으로 대표되는 천혜의 명품관광의 고장이다. 하지만 8경은 군 전체 관광자원의 한 부분일 뿐이다. 산악지대가 대부분인 군의 한가운데로 남한강이 수려한 동양화 처럼 물안개를 피우며 충주호로 흘러들고, 천연동굴과 고구려 역사 유적지인 온달장군 관광지에 국내 최대규모 사찰(구인사)까지 넘쳐난다.

이것만으로 관광이 끝이 아니다. 몇번을 나눠서 탐방 와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넘쳐난다.

전날부터 눈비 오던 궂은 날씨가 오늘 새벽에도 보슬비로 이어졌다. '안전운전' 주문 외듯 몇 번 다짐한 후 즐기는 기분으로 시동을 걸었다. 백아연의 '느린노래'를 들으며 서서히 출발.

나의 주말 새벽여행은 일단 일찍 집을 나서고 수도권을 벗어난 뒤 휴게소에서 넉넉히 휴식을 취하며 가는 것이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토요일 새벽 5시쯤만 돼도 서울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보면 그 넓은 경부고속도로에 차가 꽉 찬다. 다행히 시속 100km는 서로가 유지해줘 고마울 따름이다. 다들 어디로 가는 차들인지.

중앙고속국도 제천쯤 지나면서 산간지역 설경이 가관이다. 마치 무릉도원 같다. 북단양IC로 나갔다. 나는 습관적으로 지방 초행길이라도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는다. 미리 지도를 한번 훑어보고 머릿 속에 동서남북과 도로망을 그려놓고 감각으로 찾아간다. 기계 안내에 의존해서 따라가는 것과 달리 그렇게 찾아가는 것이 나름대로 길을 '음미'하면서 간다는 생각에서다. 재미 또한 있다. 때론 살짝 오차도 생기지만 거의 잘 찾는다.

국도와 지방도로 접어드니 도로에 어제 내린 눈이 남아있다. 읍내 진입 직전에 왼편의 남한강 가운데에 동양화 같은 도담삼봉이 나타났다. 바로 차를 세웠다. 사진을 찍어야 했기 때문이다. 마침 짙게 흐린 날씨에 눈까지 살짝 덮인데다 새벽 물안개까지...사진이 흑백으로 나올 만큼 완벽한 수묵화다. 나는 이런 경치는 컬러 보다 수묵화풍이 더 좋다. 사진에 부제(副題)가 없는게 아쉬웠다. 그래도 저 경치 못봤으면 어쩔뻔 했을까 싶었다. 한참을 셔터 누른 후에야 다시 길을 재촉했다. 이곳은 나중에 별도로 답사를 예정하고 있어서 아쉬운 대로 만족해야 했다.

단양팔경의 하나인 도담삼봉. 한 폭의 동양 수묵화 같은 경치에 반했다.

도착지는 단양읍내 다누리아쿠아리움. 고속버스터미널도 함께 있는 단양의 신 랜드마크다. 인구 1만3000명 안팎의 자그마한 시골읍내에 서울시내 한복판에서나 볼 법한 멋지고 큰 건물이다. 지하 2층, 지상 4층의 건물로 사업비만도 320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이 중 생태관에 100억원이 투입됐다.

단양의 신 랜드마크. 다누리아쿠아리움 건물.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건물에는 고속터미널이 붙어있다.

지하에 마련된 국내최대 민물수족관으로 들어갔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았다. 이곳에서 단양군청 최고의 관광해설사로 꼽히는 이해송 선생님을 만났다. 이 선생님은 "현재 82개 수조에 851톤의 물이 담겨있다"며 "메인 수족관의 수심은 무려 8m"라고 말했다.

다누리아쿠아리움에서는 도담삼봉, 사인암, 옥순봉 등 단양8경별로 모형 수족관을 각각 만들어 현지 서식 어종을 분류해놓은 것도 눈길끄는 부분이다. 도담삼봉 등의 수중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유익한 공간이 되고 있다.

왼쪽 도담삼봉 모형의 수조. 오른쪽 사인암 모형의 수조

'남한강의 황제'로 불리는 천연기념물 제 190호 황쏘가리와 다양한 토속 어종은 물론 아마존강과 메콩강의 특이한 민물고기까지 구경거리에 지루함을 잊게한다.

특히 '대왕쏘가리'는 현존하는 세계 제일의 쏘가리로 나이가 무려 5000살, 회를 뜨면 단양 군민 3만2000명이 먹고도 남는다는 이야기를 붙여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 곳의 주인공인양 다소 거만하게 '대왕' 처럼 헤엄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100만 마리 중 1마리가 나온다는 몸 전체가 황금색인 '황금메기', 한마리에 수백만원하는 아마존의 민물가오리 레오폴디 블랙다이아도 눈길을 끈다.

위 왼쪽부터 황금잉어, 아마존강 가오리 모토로와 레오폴디, 그리고 아래는 가물치

좌우, 그리고 머리 위에 펼쳐진 수조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매우 귀하게 여기는 물고기, 건강을 기원해주는 홍룡과 부(富)를 안겨주는 황룡의 덩치와 맵시가 놀랍다. 이 물고기들은 중국에서 조차 멸종위기 어종으로 특별하다. 이 물고기와 정면으로 눈을 맞춰보자. 그리고 마음 속으로 말도 건네보자. 행운의 물고기니까. 이 정도만 해도 바닷고기 부럽지 않다.

이밖에도 국산어종인 눈동자개, 쉬리, 버들매치, 갈겨니, 줄납자루 등 예쁘게 생긴 물고기부터 해외에서 온 사나운 포식자들까지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유유히 물길을 헤집고 다닌다.

관람하는 내가 마치 용왕님을 알현하러 가는 사람 처럼 물 속 길을 걸어가고 좌우와 머리 위에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는 신비한 수조로 설계한게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국산 어종 83종에 1만3000마리, 해외 어종 62종에 2000마리가 전시돼 있다. 국산어종 생태계를 해치는 외래어종 등 민물고기에 관해 분야별로 잘 전시돼 있어 다양한 상식과 공부가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체계적인 수족관 명성에 걸맞게.

지상 2층에는 낚시에 관한 모든 자료가 전시돼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과 현대의 다양한 어구 전시와 함께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디저털 낚시 등 볼거리, 체험거리가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 소재지는 단양읍 수변로 111(별곡리 569). 전화 (043)420-2951~5

각종 낚시 어구들을 전시해 놓은 2층 전시장

다누리아쿠아리움 관광을 마치면 뒷산에 있는 눈썰매장과 근처의 도담삼봉, 그리고 수족관 앞의 고수대교를 건너면 고수동굴와 천동동굴 여행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선사유적지인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도 가까이에 있다.

온달관광지와 구인사, 사인암까지 1차 답사로 가볍게 관광하고 저녁을 맞았다. 온달관광지에 있는 온달산성은 눈길 절벽이라 오르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단양에서의 먹을거리는 마늘의 고장답게 다양한 마늘반찬이 나오는 마늘정식이 필수다. 다누리아쿠아리움에서 눈썰매장 가는 중간에 '장다리'가 유명하다해서 찾았다. 식탁에 과연 마늘 천국이다. 단양 특유의 마늘향과 맛이 좋았다. 주인 사장님도 친절했다. 이곳에서는 암 환자가 단양에 와서 마늘을 즐겨 먹고 암을 고친 실화도 자주 회자되고 있다.

이날 산간지역 도로사정이 좋지않아 무리한 드라이브를 자제했다. 잔뜩 벼르고 명소 코스를 잡아왔는데 못내 아쉬웠지만 단양에서의 첫 날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대신 이제 본격적으로 명소 하나씩 감성여행할 꿈을 꾸며 잠자리에 들었다.

글ㆍ사진=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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