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 로켓발사 직전에 '경계태세' 낮췄다

2012. 12. 13. 07: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이틀전 '2단계'에서 '3단계A'로 하향조정

발사 전날엔 상황 오판 " '해체작업' 시사

발사 직후엔 "장착 확인"…거짓말 논란

북한이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하기 이틀 전인 10일, 합동참모본부가 비상경계태세를 '2단계'에서 '3단계A'로 한 단계 낮췄다가 로켓이 발사된 이후인 12일에야 뒤늦게 2단계로 다시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이 북한의 발사 징후를 전혀 포착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현 정부의 취약한 대북 정보력과 안이한 대응 태세에 대한 비판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0일 군 정보 파트의 북 로켓 정보를 분석한 뒤 경계태세를 2단계에서 3단계A로 하향 조정했다. 합참은 이어 국방부·합참 합동조직인 통합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소장급에서 준장급으로 내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예고했던 로켓 발사시점(10~22일)의 하루 전인 9일, 경계태세를 2단계로 강화했었다. 하지만 북한이 발사시점을 '29일까지로 연기한다'고 발표한 직후인 10일 저녁 6시, 경계태세를 한 단계 낮췄고 이후 12일 발사 때까지 그대로 유지했다.

대비태세 하향 조정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군의 피로도가 높아져 계속 2단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군의 경계태세는 1단계가 가장 높고 그 아래에 2, 3단계가 있으며, 가장 낮은 3단계는 긴급상황 발생을 염두에 둔 A와 평시를 의미하는 B로 나뉜다. 일선 군부대에선 통상 A와 B를 구분하지 않고 3단계를 운용하기 때문에, 경계태세가 3단계로 내려왔다는 건 평시상황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공보 파트 관계자는 "군 경계태세는 미사일을 대비하는 게 아니라 북한군 전반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다. 북한 미사일에 대비한 탐지, 분석, 작전팀은 정상 가동했고, 그동안 전방 위협 등 특이동향이 없어 경계태세를 일부 약화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군 관계자는 "9일엔 꼼짝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10일 저녁에 비상 단계를 낮춰도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 단계가 낮아졌다는 건 정보당국이 북 로켓 발사가 미뤄진다는 걸 기정사실화했음을 의미한다. 아무도 (북한의 로켓 발사를) 몰랐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로켓이 발사된 뒤인 12일 군은 다시 '2단계'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되면 우리 군이 보유한 요격시스템이나 전투기 대기 시스템이 본격 발동되고, 전방의 군 초소 근무자가 늘어나 최전방 철책선의 거의 모든 초소에 병력이 투입된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앞두고 경계태세를 완화할 정도로 발사 징후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북한 발사대에) 미사일이 장착돼 있는 것을 확인했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군은 모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해, 허위보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국회 국방위 긴급 회의에 출석해,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어제(11일) 오후 3시께 제가 보고받은 걸로 기억한다. 상황계통으로 바로 (청와대에) 보고가 된다. 대통령도 (발사대 장착) 사실을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나 11일 북한이 로켓 '은하 3호'를 발사대에서 일부 분리해 수리에 들어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군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면서도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부분적 해체)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미사일 장착을 확인했고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김관진 장관의 말과 차이가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발사 직전까지 "발사 어려울 것"…MB정부 총체적 '안보 무능'대선전 막판 여론조사…박·문 초박빙 혼전세비밀투표 맞아? 속 훤히 비치는 부재자투표 봉투 논란북풍 못잖게 세진 역풍, 선거 이용하려다가…수리 맡긴 베엠베 차 폐차지경 만들어놓고…[화보] 국정원 불법선거운동 공방…한밤 대치[화보] ′북한, 장거리 3단 로켓 은하3호 발사!′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