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발사] 조악한 '위성' 올리려 최빈국이 9억달러 써.. 군사용外 설명 안돼

김진명 기자 2012. 12. 1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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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위성, 속은 미사일.. 왜

북한은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일환으로 로켓을 발사했다고 보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의 의도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이고, 오늘 사정거리 1만㎞ 정도로 보이는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위성은 조잡한 수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운반 로켓트 '은하 3호'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과학 기술위성인 '광명성 3호' 2호기엔 지구 관측에 필요한 측정기재와 통신기재들이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발사된 위성의 제원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으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광명성 3호가 "대학 실험실에서 만든 수준"이라며 "간단한 사진을 찍고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트는 정도나 할 것"이라고 말한다. 100㎏란 규모부터가 실용위성에 걸맞은 장비를 갖추지 못한 초보적 위성이란 사실을 방증해준다. 우리나라가 발사했던 실용위성 아리랑 1호는 500㎏, 2호는 800㎏였고 앞으로 발사할 실용위성들은 1t이 넘는다. 북한이 공개한 '광명성 3호' 사진을 보면 위성 상단에 카메라로 추정되는 물체가 설치돼 있긴 하다. 그러나 고해상도 사진을 찍기엔 렌즈 직경이 너무 작다.

남주홍 국정원 1차장은 이날 열린 국회 정보위에서 "실용위성 역할을 하려면 무게가 500㎏는 돼야 하는데 북한이 발사한 것은 100㎏에 불과해 위성으로 보기 힘들다"며 "카메라 해상도가 100m, 즉 가로·세로 100m가 점 하나로 찍히는 수준이라 관측이 가능할지도 의심된다"고 했다.

"이런 위성에 9억달러 쓰나"

북한과 같은 어려운 나라에서 이런 수준과 기능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는 것은 미사일 개발 이외에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 4월 실패한 로켓 발사와 12일 은하 3호 발사에 총 9억달러(약 9670억원) 정도를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9억달러를 광명성 3호의 무게로 나눠보면 1㎏당 900만달러 정도를 들인 셈이다. 과학계에선 위성 1㎏당 발사 비용이 2만5000~4만달러 정도에 수명이 5년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다른 나라에 왜 부탁 안 하나"

순수하게 위성 발사가 목적이라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미 위성 발사 기술을 가진 나라에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 미국과 북한의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로켓 발사를 중단하는 대신 제3국이 위성 발사를 대행해주는 방안이 검토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1998년 이후 다섯 차례 로켓을 발사했고, 이와 함께 핵실험도 반복했다. 북한은 14년간 로켓 개발과 발사에만 총 17억5000만달러(약 1조8800억원)를 쓴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은 12일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의 성공은 자주적인 평화적 우주 이용 권리를 당당히 행사해 나라의 과학 기술과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획기적 사변"이라면서 선전에 나섰다. 그러나 유엔은 2009년 6월 채택한 안보리 결의안 1874호를 통해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북한은 이런 안보리 결의안을 거부하면서 로켓 발사를 강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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