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사회 압박에도 미사일 연내발사 강행의지

2012. 12. 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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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사시한 29일까지 연장, 뭘 노리나

[동아일보]

북한이 10일 장거리 로켓 발사 시기를 29일까지로 연장했다. 올해 안에 반드시 발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시간을 갖고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려는 합리성보다는 김정일 유훈의 관철이라는 정치적 결단에 어떻게든 일정을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전날 '발사 시기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을 때만 해도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연내 발사가 힘든 것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왔다. 중국을 통한 압박이 효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그런 외교적 노력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북한 평양방송은 이날 "조선 사람들에게 로켓탄과 핵이 없었다면 미국이 이미 덮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장거리 로켓과 핵무기 개발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발표의 메시지는 '외부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라는 것"이라면서 "발사를 실현하지 못하면 관련자들이 문책당하는 상황도 반영됐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로켓 발사는 시한이 29일까지로 연장되면서 일단 한국 대선일(19일)은 비켜 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선 직후 발사가 강행되면 대통령 당선인에겐 남북관계 설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북한으로선 당선인의 대북정책을 시험해 보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선 전에 발사한다면 긴장의 책임을 현 정부와 여당 후보에게 떠넘기려는 의도일 텐데, 대선 후라면 새 정부와의 사이에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는 카드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기술적 결함으로 거론한 '1계단 조종발동기 계통'은 로켓의 1단 추진체 엔진의 출력조절장치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1단 추진체 엔진의 추력을 제어하는 모터 등 핵심 부품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1단 추진체의 자세제어용 보조엔진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 보조엔진은 1단 추진체의 주엔진 옆에 4개가량 부착돼 발사 직후부터 자세를 유지하면서 예정된 비행궤도를 날아가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한 전문가는 "이 부분의 고장이라면 단기간에 고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로켓을 연내에 발사할 수 있느냐는 기술적 결함이 어느 정도인지에 달려 있다. 심각한 결함이 아니라면 부품 교체 등 간단한 작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시한을 7일만 연장한 것으로 봐서 원인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9일까지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허환일 충남대 교수는 "로켓을 발사대에 세워 둔 상태에선 수리가 쉽지 않고 혹한기여서 작업 속도도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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