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노스페이스가 나았어" 엄마들의 한숨

조인경 2012. 12.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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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들 패딩점퍼, 코오롱·네파·K2 등으로 대체연예인 모델이 입으면 국산도 40만~50만원은 기본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갑작스런 폭설이 쏟아진 지난 5일, 서울 암사동에 사는 주부 박미영(48)씨는 고등학교 2학년 짜리 아들 손에 이끌려 인근 백화점으로 향했다. 지난해 겨울 내내 "노스페이스를 입고 싶다"고 조르던 아들에게 "너무 비싸서 안된다"며 사주지 않았던 게 마음에 걸렸던지라 내년 고3 한해 동안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으로 새 점퍼를 하나 사주려는 참이었다. 아들은 "엄마, 요즘은 노페 안입어요. 전 국산 브랜드로 봐 둔 게 있어요"라며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아들이 백화점에서 골라 든 패딩점퍼는 무려 47만원 짜리. 매장 점원은 "우리 브랜드 등산화는 정부에서 추천할 정도로 품질이 좋다"며 "이 점퍼 역시 고기능성 방풍 원단에 거위털도 빵빵하게 들어 있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주춤해진 듯 했던 청소년들의 노스페이스 열풍이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노스페이스를 고집하는 학생들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고가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고, 값비싼 상품과 저가 상품을 구분하는 경향도 계속되고 있다.

◆ '연예인이 입고 나온 그 패딩'에 열광하는 학생들

= 최근 중고등학생 사이에 입소문이 난 다운점퍼는 코오롱스포츠의 '헤스티아'. 배우 이승기가 광고에 입고 나온 블루 색상이 가장 인기가 많은데 가격은 47만원이다. 박씨의 아들 황모(17)군은 "어른들 등산복 브랜드라고 생각했는데 이승기가 입고 나온 뒤로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캐주얼한 디자인에 다양한 컬러로 젊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에는 8만장을 생산해 모두 판매했다"며 "올해는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이 노출되면서 더욱 이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아웃도어 브랜드 K2의 다운자켓 역시 학생들이 선호하는 패딩 중 하나다. 모자에 라쿤털이 달린 상품은 정가가 36만9000원이지만 방송에 연예인들이 자주 입고 나오는 상품의 경우 48만9000원이다.

고교 1학년 김모(16·서울 상도동)군은 "노스페이스는 이미 작년부터 일진(폭력써클)들이 입는 옷이라는 놀림을 받았기 때문에 올해는 K2로 샀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어 "웃자고 만드는 거지만 노페와 마찬가지로 K2나 코오롱, 네파 등도 상품 모델마다 평민부터 귀족까지 나눠놓은 계급도가 인터넷에 나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블랙야크나 아이더, 밀레 등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브랜드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 역시 인기 상품은 30만원대 후반에서 50만원대에 집중돼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원래 아웃도어 점퍼류가 일상적으로 입는 40만~50만원대부터 전문 산악인용으로 분류되는 100만원 넘는 상품까지 다양하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를 둔 학생들은 아예 친구들과는 차별화되는 하이엔드(초고가) 브랜드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일년 후엔 더 비싼 옷?" 등골 휘는 부모들

=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담스러운 건 부모들이다. 김군의 어머니 이모(44)씨는 "작년에 산 노스페이스는 25만원 정도 줬던 거 같은데 올해 산 패딩은 30만원 후반대였다"며 "학생들에게는 디자인이며 소재가 노스페이스가 더 실용적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엄마들 사이엔 "아들이 벗어놓은 노스페이스, 애 아빠가 입고 다니더라"는 우스개 소리도 등장했다.

이씨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박모(42)씨는 "중3 아들이 작년에 산 노스페이스가 싫다며 처박아 두고 훨씬 얄팍한 두께의 나이키 점퍼를 입고 다니면서 새 옷을 사달라 시위하고 있다"며 "올해 하나 사주면 내년엔 또 뭐가 나올려나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양윤 교수는 "청소년 시기는 타인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지는 때이다 보니 남들과 다르게,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보일까에 집중하게 되고 유행에 민감하다"며 "기업들이 이러한 심리를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을 내놓고 학생들이 여기에 휩쓸리면서 과거 '노페열풍'과 같이 잘못된 소비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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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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