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KBS에 유례없는 일 벌어졌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 기자 2012. 12. 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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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박근혜 감싸기 심각하다" 제작거부 결의대선후보검증 프로에 KBS 이사들 '훈수' 결정적

18대 대통령 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KBS 기자들이 KBS 프로그램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감싸기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제작 거부를 결의해 파장이 일고 있다.

7일자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5일 KBS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대선 특별기획 '대선후보를 말한다' 편이 박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였다며 편파적인 보도라고 지적했다.

여당 추천을 받은 한진만 이사는 "아이템별로 여야 후보를 비교하지 않고 통째로 나눠 박 후보에 대한 내용을 먼저 내보낸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야당 추천을 받은 김주언 이사는 "여당 쪽 이사들이 '박 후보에 대한 검증 편이 문 후보에 비해 너무 속속들이 파헤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김진석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은 이사진들이 불만을 토로한 다음 날 검증단장직 사의를 밝혔다. 김 단장은 사의 표명 직후 휴가를 떠났으며 이화섭 보도본부장은 단장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KBS 기자 상당수도 KBS 방송에 대한 이사회와 사장의 '박 후보 감싸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자들은 KBS 이사들이 박 후보에 불리한 편파 방송이었다고 집중 공격한 것뿐 아니라 길환영 KBS 사장이 '편파시비 소지가 있다' '게이트키핑에 문제가 있다' '사전 심의 강화와 재발방지에 힘쓰겠다' 등 마무리 발언을 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 관련 보도 및 프로그램의 제작 자율성을 무력화하겠다는 뜻이 있다고 보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6일 오후 긴급 기자총회를 열어 '대선후보검증단에 대한 길환영 사장의 부당개입을 규탄하고 대선 관련 보도의 공정성 확보와 제작자율성을 수호하기 위한 제작거부 의결'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했다. 그 결과 투표자 183명(재적 483명) 가운데 174명(95.1%)이 찬성표를 던져 압도적인 비율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반대는 8표, 기권은 1표였다. 이에 따라 KBS 기자들이 대선을 2주 앞둔 상태에서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해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KBS 대선후보 검증 방송에 대한 이사회의 개입뿐 아니라 KBS 대선보도 전반에 대해 한탄했다. 함 회장은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찬성한 것은) KBS의 대선방송 공정성이 그만큼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많은 기자들이 절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BS는 마지노선에 와 있으며 우리가 제작거부를 하나 안 하나 KBS 뉴스가 더 이상 나빠질 수가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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