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나온 경희대·朴 나온 서강대 '줄서고'.. 고려대 '썰렁'

박준희기자 2012. 12. 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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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반감에 대통령 배출대학 자부심 상처.. 올 최고경영자대학원은 지원자마저 미달

이명박 대통령의 17대 대선 당선 이후 최초의 대통령 배출 사학 명문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고려대가 최근 심각한 내우외환에 빠졌다. 안으로는 잘못된 투자로 200억 원대의 재단적립금을 날리고 각종 대학 평가 순위가 하락하면서 정·재계 인맥창구인 최고경영자 과정 등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외부에서는 정·관계 요직에 진출해 있던 졸업생들이 사퇴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고려대 관계자 등에 고려대의 내우는 지난 5월부터 본격화됐다. 김정배 당시 재단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도 없이 재단 적립금을 주가연계상품(ELS) 등 고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200억 원대의 손실을 입으면서 임기를 2년을 남겨두고 불명예 퇴진했다. 6월에는 여자 동기생을 성추행한 고려대 의대생들에 대한 대법원 재판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실형이 확정했다.

속칭 '잘나가는' 정·재계 인사들의 인맥 창구였던 최고경영자(CEO) 과정 모집에서도 고려대에는 올해 27명만 지원, 모집 정원 40명을 채우지도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문재인 대선 후보의 모교인 경희대의 경우 CEO과정이 전원을 채웠고 박근혜 후보의 모교인 서강대 역시 유사한 과정에 대한 지원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는 또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2006년 처음으로 연세대를 앞지르며 4위에 올랐지만, 올해 성균관대에 뒤처진 6위였다. 더 타임스 세계대학평가에서도 2006년 150위(국내 대학 중 2위)에서 올해 240위(국내 대학 중 6위)로 떨어졌다.

고려대의 위상 추락은 학내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사회 각계에 진출해 있는 졸업생들의 구설수도 고려대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사실상 레임덕에 들어간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 경기 침체, 청년실업 증가 등으로 대중적 지지가 급락하고 있다. 법학대 졸업생들의 경우 서울대 법대와 양대 산맥을 구축하며 법조계 내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검란(檢亂)의 책임자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불명예 퇴진했고 앞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내곡동 부지 매입 관련자 전원 불기소'와 관련해 설화를 겪는 등 오히려 모교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 출신으로 고려대 총장까지 지냈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11월 20일 국민은행 중국 현지법인 개소식 참석차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다 사외이사 및 고위 임원들과 함께 한 저녁 술자리에서 고성을 지르며 술잔을 깨는 등의 행동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 이날 오후 고려대 교수들의 대의기구인 교수의회는 서울 안암동 캠퍼스 과학도서관에서 '고려대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이사장·총장과 대화 및 대책 강구'를 안건으로 창립 이래 첫 교수총회를 개최한다.

학교 재정 상태 등 학내 문제 등에 대한 타개책을 논의한다는 것이 이번 총회의 명분이지만 고려대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학교 대내외적 모든 문제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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