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스캔들 수입車, 이번엔 작은 놈들이 온다

김은정 기자 2012. 12. 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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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1월 판매 역대 최대 '무서운 질주'.. 내년엔 중소형차 우르르 출시] BMW5, 제네시스보다 더 팔려.. 내년 토종 新車는 5종에 불과 수입차는 피아트·폴크스바겐·1800㏄ 벤츠 등 잇따라 출시.. 아반떼·쏘나타 시장까지 위협

지난달 현대차 제네시스는 1088대, BMW 5시리즈는 총 1171대 판매됐다. 독일 수입차 한 차종이 국산 대표 고급 세단의 콧대를 눌러버린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11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가 전월보다 3.8%,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5.1% 증가한 1만2470대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월 판매로는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대 기록은 9월(1만2123대)에 수립됐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이 기록이 깨졌다. 지난달 국산차 판매도 작년 대비 10% 이상 늘었지만, 수입차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이런 인기 덕분에 올 들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누적 10%를 돌파했다. 매출로 따지면 대당 판매 가격이 비싼 수입차가 전체 시장 규모의 20%를 훌쩍 넘을 것이란 계산도 나온다. KAIDA 윤대성 전무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수입차를 선택지에 올려놓고 비교하는 사람은 일부 부유층에 국한돼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요즘은 중·소형차를 사려는 소비자조차 동급 수입차와 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분석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내년 국내외 업체들의 신차 출시 계획을 보면, 수입차 쏠림 현상은 내년에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국산 브랜드가 유례없는 신차 가뭄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이제까지 국내에 한 번도 소개된 적 없었던 1000~2000㏄급 중·소형 신차를 대거 들여와 아반떼·쏘나타 소비자들의 마음마저 흔들어 놓을 태세다.

◇수입 업체들 작게 더 작게

내년 메르세데스-벤츠가 배기량 1800㏄짜리부터 시작하는 'A클래스'를 들여온다. A클래스는 벤츠의 소형 해치백 모델로, 1997년 처음 출시됐지만 이제까지 국내에선 판매된 적이 없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수입차를 사는 사람들은 S클래스 같은 대형 세단을 찾는 소비자들이어서, 벤츠로선 A클래스의 한국 도입을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 업체인 BMW가 1시리즈·3시리즈 같은 준중형·중형급 차를 많이 팔아 소비자 저변을 확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벤츠도 이제 1000㏄대 차급 전쟁에 뛰어들기로 했다.

폴크스바겐은 1200㏄ 또는 1400㏄짜리 소형 신차 '폴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작고 민첩한 2000㏄급 '골프'의 성공을 한 차례 맛본 폴크스바겐은, 같은 배기량의 국산차보다 50% 이상 비싼 독일 소형차를 사줄 소비자가 충분히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탈리아 피아트는 내년 초 1400㏄ 가솔린 엔진을 단 '친퀘첸토(500)'와 2000㏄ 디젤 엔진을 단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프리몬트'를 들여온다. 한국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작고 독특한 디자인에 끌린 여성 소비자들이 구매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운 판매 1위 BMW는 내년 '뉴3시리즈 GT(그란투리스모)' 모델을 들여온다. '5시리즈 GT'처럼 동급 세단과 같은 뼈대에 지붕을 쿠페형으로 다듬고 트렁크 공간을 넓힌 차종이다. 하반기에는 수입차 베스트셀러인 5시리즈 외관 변경 모델도 내놓는다. 도요타는 주력 SUV '라브4'의 신형을, 혼다는 신형 '시빅'을 내놓을 예정인데, 종전보다 기능은 향상됐지만 가격은 비슷하거나 더 낮게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출시 토종車, 대어가 없다

현대차가 내년에 엔진과 외관을 모두 바꿔 내놓는 완전 신차는 '신형 제네시스' 한 종뿐이다. 그나마도 하반기에 출시가 예정돼 있다. 내년 초 아반떼 쿠페와 신형 싼타페의 공간을 넓힌 7인승 SUV 출시 계획이 있지만, 판매량이 많은 차종은 아니다.

기아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쏘울과 카렌스 신형이 나오고, K3 해치백 모델의 등장이 예정돼 있지만, 소비자를 빨아들일 대어(大漁)급은 없다.

한국GM이 소형 다목적차량인 '트랙스'를, 르노삼성이 소형 SUV '캡쳐' 판매를 준비 중이다. 쌍용차는 준비된 신차가 없다. 토종 5개 브랜드가 내년에 출시할 완전 신차는 5종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최신 유행, 새것에 유독 민감한 한국 소비자 특성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관심은 수입차에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국산차는 40여종인 데 비해 수입차는 140종이 넘고,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가격 차이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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