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 1년 됐다..리퍼폰 전쟁 시작

안상희 기자 2012. 12.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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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S가 국내에 상륙한 지 1년을 지나면서 애플 서비스센터가 바빠지고 있다. 초기 구매자들이 1년 내 무상 리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활용해 막바지 혜택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10명 중 7명은 아이폰 4S 리퍼 때문에 옵니다."

서울시 강남구의 대우 일렉트로닉 애플 공식 서비스센터 엔지니어는 손님이 몰릴 때 번호표를 뽑고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빛마이크로시스템 신도림점 출입문에는 '아이폰4S 리퍼폰(Refurbished phone) 물량이 부족해 당분간 바로 교환은 어렵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 보증기간 끝나기 전에 보상받자

애플은 제품 구매 후 1년 안에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 대신 리퍼폰으로 제품을 무상 교환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리퍼폰은 고장으로 회수된 아이폰에서 사용 가능한 부품을 모아 재조립한 제품으로 외관은 새것과 같다.

현재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지점이 없는 한국에서는 TUVA, 한빛마이크로시스템, 대우 일렉트로닉, 유비에스와 같은 대행사들이 애플 제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매 후 1년이 지나 유료 리퍼 서비스를 받으려면 27만원가량을 내야 한다. 소비자들이 아이폰4S가 출시된 지 1년이 다돼가는 시점인 최근 서비스센터에 몰리는 것은 보증기간이 끝나기 전에 무료로 새것과 다름없는 리퍼폰으로 교체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 고장 안 나도 리퍼 받기 위한 정보 줄이어

물론 휴대폰을 서비스센터에 가져다준다고 무조건 리퍼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리퍼를 받을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회원 130만여명이 활동 중인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 인터넷 커뮤니티 '아사모'의 리퍼/AS 게시판에도 최근 한 달간 550여건의 관련 글이 올라왔다. 버튼이 잘 안 눌리고 카메라 작동에 문제가 있다는 고장 내용도 있지만 주로 쉽게 리퍼 받을 수 있는 지역과 지점, 리퍼 사유를 묻고 답하는 내용이다.

회원들은 리퍼 서비스를 받으려면 까다로운 검증 없이 쉽게 해 주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리퍼 잘 해주는 곳'을 추천해 달라는 문의 글에 구체적인 지점을 언급하는 댓글이 10분 만에 달렸다. 리퍼에 실패했다는 글에는 어차피 복불복이니 다른 지점을 찾아가면 될 것이라고 댓글이 달렸다. 인상 좋은 아저씨를 찾으라는 조언은 물론 특정 엔지니어는 리퍼를 잘 안 해주니 피하라는 후기도 있었다.

대학생 민수영씨는 "리퍼 받으러 가기 전에 어떤 곳, 어떤 엔지니어가 잘 해주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수"라며 "버튼이 이상하다고 하면 대체로 리퍼를 잘 해주니 홈 버튼에 꿀을 바르거나 볼륨 버튼을 망치로 적당히 쳐서 불량품을 만들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 중인 양창모씨도 "두 군데 지점을 방문해 3시간 만에 리퍼폰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며 "2주 전부터 리퍼폰 받을 것을 계획했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친구들에게 정보를 얻어서 그나마 시간이 적게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 리퍼 대행 서비스까지 등장

리퍼폰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소비자와 서비스 업체의 내부 규정이 충돌하는 가운데 리퍼를 대행해 주는 곳까지 등장했다. 아사모에 리퍼 대행을 홍보하는 애플 하우즈는 4만원을 내면 무상 리퍼를 받아주겠다고 홍보한다. 일반인이 공식센터에서 거절당한 아이폰도 리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리퍼 대행 업체 관계자는 "리퍼를 많이 받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다"며 "리퍼를 해주는 서비스센터를 찾아다니며 발품 팔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애플 본사가 리퍼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공지하지 않고 있어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있다.

애플 보증서에는 '자사가 제공한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방법으로 제품을 작동해서 발생한 손해, 공인된 서비스 센터 외 사설 업체에서 받은 서비스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제품 일련번호가 손상된 경우 등에는 보장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돼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리퍼폰을 받을 수 있는지 명시하지는 않았다.

박정훈 애플 코리아 홍보실 매니저는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리퍼를 받는지,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지 밝힐 수 없다"며 "인터넷상에서 리퍼 관련 정보가 오가는 것도 이용자들의 문제"라고 했다. 대행업체나 사설 수리점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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