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이 가슴 울리는 갈대숲 풍경

2012. 11. 2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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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만 갈대군락지

언제 그 곳에 가면 좋을까. 더러는 푸른 잎이 물결치는 봄날이 으뜸이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눈부신 은색이 출렁이는 여름날이 최고라 손꼽는다. 혹자는 황금빛 눈부신 가을을 내세우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겨울 갈대숲의 모습이 가슴 저 밑바닥을 대책없이 울린다고 고백한다.

다 맞는 말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구분없이, 해뜰 무렵부터 해질녘까지 그 곳은 언제 어느 때 찾아가도 저마다의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바로 순천만의 모습이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를 양 옆에 끼고 깊숙히 들어가 자리한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한국 최대의 갈대 군락지다. 해안선의 길이가 39.8km, 갯벌 면적이 22.6km²(800만 평)에 이르는 이 곳은 끝없이 이어지는 갈대밭의 장관과, 시시각각 변하는 광활한 갯벌의 모습이 자연의 대서사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넓은 갯벌에는 갯지렁이류와 각종 게류, 조개류 등 갯벌 생물상이 다양하고 풍부해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와 먹황새,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한 25종의 국제 희귀조류와 220여 종의 조류가 찾아들어 생물학적 가치가 그 어느 곳보다 크다. 그래서 지난 2006년에는 국제적인 조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됐다.

매년 이 맘 때면 이 곳에서 갈대축제가 열리는데, 황금빛 물결의 갈대숲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축제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도 지난 11월1일 개막해 4일 막을 내렸다. 축제는 끝났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여전히 끊이질 않는다. 축제 유무와 상관없이 그들은 순천만이 품은 깊고 융숭한 그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멀다하지 않고 찾아오고 있다.

2004년 문을 연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이런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순천만의 자연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다. 생태공원 안에는 갈대밭 사이로 이어진 데크 탐방로를 비롯해 자연생태관, 갯벌관찰창, 용산전망대 등이 있고, 선상투어와 체험여행코스도 마련됐다.

생태공원 입구로 들어서면 순천만문학관이 보인다. 거기에는 소설가 김승옥의 문학관이 따로 있다. 그의 소설 「무진기행」의 배경이 바로 이 곳이기 때문이다. 대대포구의 무진교를 지나면 끝없는 갈대밭이 펼쳐진다. 그 사이로 이어진 1.2km의 데크 탐방로는 그야말로 갈대숲길이다. 데크 아래로 보이는 갯벌에는 농게, 칠게, 갈게, 짱뚱어 등이 노닌다.

선착장에서 생태체험선을 타면 드넓은 갯벌과 갈대군락, 다양한 철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체험선에는 해설사가 동승해 이야기가 있는 생태탐조여행을 제공한다. 운항거리는 왕복 6km, 약 35분 소요된다.

갈대밭 산책로가 끝나면 용산전망대로 이어진다. 용산은 대대포구 건너편에 길게 뻗은 산줄기의 남쪽끝 해발 80m 지점에 있다. 대대포구에서 갈대밭 사이로 난 데크길을 1.2km 가서 다시 산길을 1km 정도 더 가야 한다.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그 유명한 S자 코스의 순천만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대한민국 사진절경 10경에 포함되는 풍경이다. 해가 질 무렵 용산에 올라가 셔터만 누르면 누구나 환상적인 절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순천만의 드넓은 갯벌과 갈대군락이 석양빛에 잠겨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은 가감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이다. 아니 자연이 합주하는 웅혼한 교향곡이다.

*맛집순천만 인근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짱뚱어탕은 이 곳의 별미다. 짱뚱어는 청정 갯벌지역에 서식하는 어종으로 그 맛이 구수하고 담백하다. 순천만에서 잡히는 짱뚱어는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것보다 내장이 커 국물맛이 좋다. 벌교꼬막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 꼬막은 겨울철이 제맛이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고 양념장을 곁들이거나 꼬막장을 해먹기도 한다.

*찾아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서순천 IC나 순천 IC에서 빠진다. 순천시내에서 벌교 방향 2번 국도를 타고 가다 순천청암대학 앞에서 좌회전해 818번 지방도를 타고 10분쯤 달리면 순천만생태공원 주차장이 나온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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