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 ㅣ 남해 ②Trekking part2

글 박소라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2012. 11. 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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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바위 조망 가장 빼어나

상사바위 가는 길에 내려다본 상주면 두모리.

금산에서 맞는 일출은 금산 38경과 남해12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보리암과 바다는 온통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포토존은 보리암 뒤편 화엄봉으로, 이곳에 오르면 보리암과 남해의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산의 매력은 산 곳곳에 흩어진 기기묘묘한 바위에 있다. 초행자라면 산행코스에 속한 바위 모습을 미리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고 오는 것이 좋다. 보는 각도나 방향에 따라 바위 모습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복 시 '남해 금산'의 모티브가 된 상사바위. 금산 제일의 전망대로 꼽힌다.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주세붕이 남겼다는 글귀 '유홍문 상금산(由虹門 上錦山)'이 새겨진 문장암.

푸른 바다와 올망졸망 놓인 섬들, 상사바위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금산산장 마당.

구절초가 활짝 핀 산길. 금산은 넉넉잡아 3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오르내림이 적고 산길이 짧은 편이다.

보리암을 기점으로 산을 한 바퀴 도는 데는 넉넉잡아 3시간이면 충분할 만큼 오르내림이 적고 산길이 짧다. 보리암에서 20분이면 닿는 정상 망대는 금산 제1경이다. 이곳에서 주능선을 한 바퀴 돌다보면 모양도 전설도 각양각색인 바위가 연달아 나타난다. 마주선 문장암에는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주세붕이 쓴 '유홍문 상금산(由虹門 上錦山)'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금산을 찾은 그가 쌍홍문에 감탄하며 남겼다는 것이다. 마치 해골의 눈처럼 두 개의 굴이 뻥 뚫린 쌍홍문은 금산탐방지원센터쪽에서 보리암으로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이 굴 안에서 뒤돌아서면 미조 앞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금산에서 가장 풍광이 빼어난 전망대는 상사바위다. 상사바위에는 이웃집 과부에게 반한 남자가 상사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자 이 바위에서 과부가 남자의 상사를 풀어줬다는 설이 전해진다. 또는 상사병으로 죽은 머슴의 혼이 뱀이 되어 주인집 딸을 납치해 몸을 칭칭 동여맸는데 이곳에서 한을 풀고 벼랑 아래로 떨어졌다고도 한다. 이성복 시인은 이 아찔한 낭떠러지에 전해지는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 '남해 금산'을 썼다.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이성복 詩 '남해 금산'중

상사바위에서 다시 뒤돌아 헬기장을 지나면 부산산장 이정표를 보게 된다. 흔들바위로 내려서는 길이다. 힘껏 밀면 정말로 굴러 떨어질 듯한 흔들바위를 한번 흔들어보고 길을 이어가면 금산산장 건물이 나타난다.

금산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면 마치 해골의 눈처럼 두 개의 굴이 뻥 뚫린 쌍홍문 안쪽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금산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면 마치 해골의 눈처럼 두 개의 굴이 뻥 뚫린 쌍홍문 안쪽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이정표에 표시된 부산산장이 바로 이곳으로, 예전에는 부산여관이라 불렸다. 숙박과 식사가 가능한 금산산장은 특히 집안 대대로 이어온 비법으로 빚은 전통 막걸리가 별미다.

참밀로 뜬 누룩과 쌀을 사용한 이 술은 색깔이 진하고 뒷맛이 시큼하다. 주인 최원석씨는 "4대째 내려온 방법으로 직접 빚었기 때문에 어디 가서도 맛보기 어렵고 뒷끝도 없다"고 자부했다.

금산 정상에 오르면 한려해상과 함께 멀리 여수와 광양까지 조망할 수 있다.

테이블이 놓인 금산산장 마당에 앉으면 상사바위와 푸른 바다, 올망졸망한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지상 최고의 술자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이 아니더라도 금산 능선에 서면 이런 그림 같은 풍광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금산의 산길이 짧고 단조롭지만 시간을 넉넉히 잡고 올라야하는 이유다.

글 박소라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shell0917@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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