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 경희궁 예술따라 낭만따라

2012. 10. 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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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낭만소풍 고궁둘레길 걷기 ④경희궁 <끝>

가을이면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에는 관광객들이 붐비는 반면, 경희궁은 단풍이 절정인 이 시기에도 사색을 즐길 수 있을 만큼 한적하다. 주변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어 연계한다면 머리와 가슴을 살찌우는 코스가 될 수 있다.

■짤막한 코스, 호젓한 산책로 만날 수 있는 곳

경희궁둘레길은 약 1km 코스로 천천히 걸어도 15~2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짧다. 코스도 숭정문 오른쪽 담장길부터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돌아 내려오면 될 정도로 단순하다. 걷는 동안 도심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호젓함을 만끽할 수 있다. 코스의 중간 지점인 자정전 뒤편 언덕은 경희궁을 뒤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언덕에 서면 가까이 서울 신문로 인근의 빌딩숲에서부터 멀리 남산의 서울N타워까지 조망할 수 있다. 단풍이 소복히 쌓인 언덕 공터의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 후 걷던 방향으로 내려오면 서울역사박물관 중정(中庭)과 만난다. 걷기를 이쯤에서 끝내는 게 아쉽다면 인근에 있는 성곡미술관길(신문로2가)을 걷거나 강북삼성병원 안쪽길로 진입해 교남동으로 이어지는 서울한양도성길을 걷는 방법이 있다.

■카페·맛집 모여 있는 성곡미술관길

경희궁의 왼쪽 성곡미술관(02-737-7650)이 있는 성곡미술관길에는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가 오밀조밀 몰려 있다. 커피 맛이 좋기로 소문난 카페 커피스트(coffeest, 02-773-5555)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찾던 이 길은 최근 맛과 분위기를 고루 갖춘 카페나 와인바, 레스토랑들이 문을 열면서 트렌드세터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광화문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퓨어아레나(PUREARENA, 02-3210-9787)는 PR컨설팅그룹 플레인에서 운영하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웹툰 '스노우캣'의 권윤주 작가가 아트디렉터로 참여해 꾸민 공간은 구석구석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전시품 중에는 박지성의 축구공, 김연아의 스케이트, 장미란의 벨트도 있다. 인기 메뉴는 주방장 특제 불고기 소스를 넣은 등심스테이크비빔밥(1만6000원). 고슬고슬한 밥 위에 그릴 자국이 선명한 소등심과 아삭한 무생채, 어린잎채소들을 곁들여 낸다. "매주 수요일 스페셜 메뉴로 사시미덮밥(1만5000원)도 판매하는데 요리에 사용되는 모든 생선은 강남 유명 일식집인 다까시마의 이승익 조리장이 직접 엄선한 것"이라는 게 임성준(29) 매니저의 말이다.

성곡미술관 앞 단아(丹亞, 02-738-1966)는 한옥을 개조한 퓨전 레스토랑이다. 요리작가이자 단아의 오너 셰프인 안충훈(38)씨가 만들어내는 퓨전 파스타와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 나란히 있는 로스팅&핸드 드립 커피 전문점 카페 크렘(cafe creme, 02-722-1080)은 2층 가정집을 카페로 개조한 곳으로 2층 창가 자리에선 단아의 기와지붕이 내려다보여 운치 있다.

■미술관·갤러리·박물관 관람은 덤

경희궁이 있는 신문로 일대에는 미술관과 갤러리, 박물관들이 모여 있다. 성곡미술관 외 대부분 무료 관람이라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높이 22m의 대형 야외 조각품인 '해머링맨(Hammer ing Man)'이 설치돼 있는 흥국생명빌딩 3층엔 일주&선화갤러리(02-2002-7777)가 관람객을 맞는다. 이곳은 선화문화예술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12월 30일까지 '한국 현대미술 연속기획전-황금 DNA'를 연다. 총 8회로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30~40대 작가 16명이 2명씩 짝을 이뤄 동일한 주제로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첫 전시인 '황금 DNA'는 동양화 전공 후 전통 초상화 기법과 재료를 이용해 현대적 인물화를 그리는 김정욱 작가와 서양화 전공 후 서양 고전주의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를 차용한 '화가의 옷(Costume of Painters)'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배준성 작가의 작품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 등을 비교해보는 전시"라는 게 최문정(35)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서울의 역사와 문화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02-724-0274)에선 11월 9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정동 1900'전을 연다. 대한제국의 주요 공간이면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었던 1900년 전후 정동을 돌아보는 전시다.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경희궁 흥화문 부근 경찰박물관(02-3150-3681)이나 농업박물관(02-2080-5727)도 가볼 만하다.

글 박근희 기자 | 사진 장은주 기자 | 일러스트 손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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