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핫플레이스]가을이 떠나기 전 꼭 한번 걸어야 할..서울의 예쁜 길

2012. 10. 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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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깊어지고 있다. 엇그제 갑자기 쏟아진 비를 계기로 이제 가을은 겉잡을 수 없이 도시를 에워싸고 있다. 하늘을 맑고 태양은 눈부시다.이런날 방구석에 앉아있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모독이다. 서울시에서 로드 플래너 손성일 씨 조언을 받아 아름다운 가을길을 둘러본다.

밤 풍경이 아름다운 길

동대문 서울성곽길

낙산 언덕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황홀한 밤

루트 동대문역사공원역 - 동대문역사공원 - 청계천 - 흥인지문 - 낙산성곽길 - 마로니에공원 - 4호선 헤화역 거리 약 3.4.km 소요시간 약 1시간30분 난이도 3/10 서울성곽길 2코스인 장충체육관에서 낙산공원까지의 코스 가운데 신당동 구간을 뺀 루트다. 동대문역사공원 안에는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전시관, 조선시대 유적, 동대문 야구장의 추억거리들이 많이 있다. 걷는데만 집작하지 말고 이런저런 볼거리를 체험해 가면서 움직일만한 코스다. 이 루트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서울성곽 구간 중에서 가장 편안하고 정비가 잘된 산책코스다. 성곽을 따라 잘 정비된 산책로를 거닐다 저녁 무렵 서울의 몽마르뜨 언덕으로 불리는 낙산공원에 오르면 동서남북으로 시야가 탁 트여, 인왕산, 남산, 도봉산 등 도심의 명산과 고층빌딩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성곽 안쪽 길에는 이화동 벽화마을의 길거리 갤러리를 감상할 수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혜화동으로 내려가면 마로니에 공원, 대학로 등 에너지 넘치는 풍경과도 만날 수 있다. 야경을 즐기려면 동대문역사공원에서 6시30분쯤 출발하는 게 좋다.

성동 생태길

루트 곳곳에서 늦은밤 한강을 만나다

루트 뚝섬역 - 서울숲 - 용비교 - 응봉산 - 독서당공원 - 호당공원 - 금호산 - 매봉산 - 동대입구역 거리 약 10.4km 소요시간 약 3시간30분 난이도 7/10 서울에서 도보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걸어보았을 법한 길이다. 서울숲에서 시작해 응봉공원, 독서당공원, 호당공원, 금호산, 매봉산까지 성동구의 여러 근린공원을 두루 거쳐 남산에 이르는 코스로 '서울숲~남산길'이라고도 불린다.

서울숲은 계절에 상관없이 여러 볼거리를 제공하고 응봉산과 매봉산 정상의 전망대는 막힘 없는 시원한 경관을 보여준다. 또 서울숲과 함께 한강 일대가 조망되어 밤이 내리면 카메라와 삼각대를 든 사진 애호가들이 올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조망을 갖고 있지만 코스 중간 복잡한 주택가들이 있어서 자칫 헤맬 수도 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루트를 정확히 숙지한 후 출발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서울숲~남산길 안내 표지판이 담벼락, 전봇대, 가로수 등 곳곳에 있으니 심하게 헤맬 일은 없다.

서울시 추천 루트는 동대입구역에서 끝나지만 조금 더 걷고 싶다면 국립극장을 지나 남산 정상까지 올라보는 것도 추천한다. 남산에서 내려다 보는 서울의 야경이야말로 밤이 아름다운 '서울숲-남산길' 도보 여행의 백미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고구려 시대를 걷는다

광개토대왕길

루트 아차산역~아차산생태공원~광개토대왕길~용마산제2헬기장~용마폭포공원~용마산역 거리 약 7.9㎞ 소요시간 약 3시간 난이도 5/10 이 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내내 도보여행자들이 몰리는 곳이다. 봄에는 왕벗꽃이, 여름에는 신록 우거진 숲이,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코스의 대부분은 아차산 안에 있다. 아차산에는 고구려 유적이 많은 데, 이 길의 이름이 '광개토대왕길'로 명명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차산은 해발 287m로 평평한 능선을 따라 걸으면 등산과 산책의 중간쯤 되는 난이도를 체험할 수 있다.

고구려 군사 주둔지였던 보루가 복원되어 있고, 코스 시작 부분에 고구려 역사문화홍보관과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동상 등도 있어 고구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가을이면 아차산 능선에서 보이는 한강 둔치의 코스모스 물결이 장관이다. 산은 낮아도 주변 일대가 평지라 정상에서 보이는 한강과 어우러진 도심의 야경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가족이 함께 걸을 수 있어서 좋아요

생태 꿈을 선사받는 곳

정릉 숲길

루트 한성대입구역 - 북악스카이웨이 - 정릉숲길 - 한성대입구역 거리 약 7.4㎞ 소요시간 약 2시간30분 난이도 5/10 정릉은 서울 사람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로망의 공간이다. 아름다운 숲과 반듯한 집들, 그리고 북악산에서 이어지는 마을의 풍경이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이 루트를 걷는 사람들은 그래서 생태로가 함께 있는 멋진 단독주택을 꿈꾸곤 한다. 그것만 해도 얼마나 근사한 자연과 문명의 선물인가. 정릉에는 희비가 엇갈리는 스토리가 있다.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젊었을 때 '낭자, 물 한 모금 얻어마십시다'라고 말을 건네자 '천천히 마시라'는 의미로 '버들잎을 띄운 물바가지'를 건넸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건국의 어머니가 된다는 일화가 기쁜 이야기라면, 어머니를 너무도 싫어했던 태종(이방원)이 정권을 찬탈하자 신덕왕후를 핍박하기 시작, 결국 성내에 있던 어머니의 묘를 성 밖으로 옮겨버리고 능을 둘러쌓고 있던 각종 석물을 없앤 일, 그것들은 광통교 받침대로 거꾸로 세워버리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씁쓸함을 던져주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가족과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정릉길은 이런 스토리 말고도 울창한 참나무와 소나무, 새소리 물소리에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보석같은 길이다.

조선을 만나는 고즈넉한 골목

성북동 고택 북촌 문화길

루트 한성대입구역 - 최순우옛집 - 길상사 - 수연산방 - 심우장 - 숙정문 - 삼청공원 - 북촌한옥마을 - 안국역 거리 약 8.7㎞ 소요시간 약 3시간 난이도 6/10 중급 만만치 않은 대장정이라 할만 하다. 한성대역에서 최순우 옛집까지는 평평한 길이지만, 길상사 오르는 언덕하며 심우장의 좁고 가파른 길, 숙정문 올라가는 북악산 성곽길 등은 숨이 목구멍 아래까지 차오르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산책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숙정문에서 삼청동으로 내려가고 나면 또 다시 북촌 언덕을 올라야 한다. 이곳에서 만나는 집들은 모두 우리나라 역사와 숨결을 안고 있다.

옛 보물지도를 따라 걷는 듯한 길이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고 보존하는데 일생을 바쳤던 최순우 선생의 옛집에서 한국의 미를 발견하고 길상사에서는 법정 스님의 깨달음의 말씀을 되새겨 본다.

고풍스러운 수연산방에서 차 한 잔의 향기에 취하고 만해 한용운 선생이 기거하던 심우장에서 굽히지 않는 기개를 느껴보자. 삼청공원에서는 푸르른 숲의 기운을 몸 구석구석 채워보자. 성북동의 소박한 옛길은 걷는 이들에게 따스함과 맑고 향기로움을 온 몸 가득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괜찮은 소풍 코스이다.

걸어도 걸어도 질리지 않는 길

인사동 미술 거리

루트 경복궁역 - 청와대 앞길 - 경복궁신무문 - 인사동 특화문화거리 - 탑골공원 - 종로3가역 거리 약 4.5km 소요시간 약 1시간30분 난이도 2/10 초급 조선시대에 근대적 다운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한 곳이 인사동과 종로통이다. 인사동은 특히 조선 시대의 궁궐 미술가들의 일터이자 미술전문학교라 할 수 있는 도화서가 근처에 있어서 김홍도, 신윤복 등 도화서 관료나 학생들이 이 길을 들락거리면서 자연스럽게 미술 거리로 형성되었고 그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사동이 예전에 비해 음식점, 카페들이 많아져 본래 갖고 있던 정취가 많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수많은 간판에 가려있을 뿐, 여전히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인사동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인사동을 걸을 때는 조선미술학근현대사의 희노애락이 녹아있는 면면을 살피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인사동 거리를 걷노라면 다양한 풍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거리 곳곳에서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도 이곳만의 특권일 것이다. 골목마다 기념품점이며 공예집들이 빼곡하니 길을 잃고 해매도 여전히 즐거운 길이다. 도보 끝의 탑골공원에선 조용히 산책을 즐기며 도보여행에 지친 몸을 잠시 쉴 수도 있다.

가을맛나는 풀밭길 지나 프랑스 마을

서리골 서리풀 공원길

루트 고속터미널역 - 서래공원 - 서리골공원 - 몽마르뜨공원 - 서리풀공원 - 방배역 거리 약 3.9km 소요 시간 약 1시간20분 난이도 3/10 초급 강남은 오랜 세월 정취가 부족한 동네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온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보여행이나 산책하기에 좋은 공간들이 계속 생기고 있어서 현지 주민들은 물론 일부러 그곳을 찾아가는 여행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리골 산책길. 서리골은 서초동의 옛 지명으로 옛날 이곳에 서리풀이 무성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변 서래마을에 프랑스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 공원길을 걷다보면 산책을 나온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 이국적인 코스이다. 건물들의 정글인 강남 한가운데 이런 아름다운 숲길들을 이어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서리골 공원에서 몽마르뜨 공원을 지나 자연에 동화되는 숲 서리풀 공원까지, 누에다리와 서리풀다리가 만들어지면서 세 공원의 산책로가 모두 연결됐다. 도심 숲길을 따라 가족과 함께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며 가볍게 걷기 좋은 길이다.

연인이 걸으면 더 가까워지는 길

손잡고 걸어보세

남산 순환 산책 1길

루트 서울역 - 북측순환산책로 - 남측순환산책로 - N서울타워 - 남산도서관 - 서울역 거리 약 9.8km 소요 시간 약 3시간 난이도 5/10 중급 남산 순환길과 서울성곽길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남산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내내 특별한 개성을 뽐내는 서울 도심의 낭만 산이다. 남산순화 산책1길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한 남산 중턱을 가볍게 걸을 수 있어 시기를 가리지 않고 많은 시민들이 찾는 산책로다. 걸을 때마다 사시사철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는 산책로는 북측 순환산책로를 지나 남측 순환산책로로 이어진다. 특히 가을에는 산책로 전체에 곱게 물든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길게 이어진 아름다운 산책길은 낮에도 걷기에 좋지만 조명 시설이 잘되어 있어 밤에도 가로등과 달빛 아래서 걷기에 좋다.

코스 중간에 있는 N서울타워는 각종 공연과 문화 행사 등 볼거리를 제공하고, 사랑의 열쇠탑은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고 맹세하기 위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글 이누리(프리랜서) 사진 서울시, 이영근, 이책007]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50호(12.10.30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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