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열전] 서정과 낭만이 흐르는 정동 산책②정동 문화예술 나들이

2012. 10. 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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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02 정동 문화예술 나들이1907년 현재의 광화문 새문안교회 터에 한국 최초의 근대식 국립극장 원각사가 세워졌다. 서양 외교관과 선교사들이 많이 거주하던 '신세계' 정동과 지척인 곳에 신문화가 일찍이 상륙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정동 일대의 문화색은 더욱 짙어졌다. 도심 속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은 정동에서의 각양각색 문화충전.

글·사진 김영미 기자

정동길 문화의 심장서울시립미술관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은 주소지는 비록 서소문동이지만 지리적·심리적으로 정동 문화의 심장이라 불릴 만한 곳이다. 1928년 건축된 서울시립미술관 건물은 일제 강점기 때 가정법원으로 사용되다가 이후 경성재판소, 대법원으로 이용됐던 대한민국 법의 중심지였으나, 1995년 대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건물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보수해 미술관으로 재탄생됐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뤄진 시립미술관 본관은 고딕 양식 특유의 고풍스러움이 빛을 발한다. 고딕 양식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뾰족한 아치 대신 둥근 아치를 사용해 멋을 더한다. 이곳은 앤디 워홀전, 로댕전, 르누와르전 등 굵직한 전시가 개최돼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공간이다.seoulmoa.seoul.go.kr

기품 있는 건축과 근대 미술 즐기기덕수궁미술관조선의 아름다움을 품은 덕수궁의 전통 건축들을 지나 안쪽에 다다르면 서양식 건물과 마주한다. 대한제국 황실의 신식 궁전으로 쓰기 위해 1911년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3층 규모의 석조전은 황제의 침실, 거실, 접견실 등이 자리한 조선왕조의 마지막 대형 건축물이라 각별하다. 황실이 몰락하자 일제 총독부는 석조전을 미술관으로 개조해 1933년 대중에 공개했다. 구관인 석조전은 덕수궁미술관이라 불리며 일본의 미술품을 전시했고, 그 옆에 새로 지은 서관인 이왕가미술관에서는 조선의 미술품을 전시했다. asia.moca.go.kr

한국전통공연예술의 부활정동극장국내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 복원을 이념으로 1995년 개관한 정동극장은 '전통예술의 대중화, 세계화, 명품화'를 표방하는 전통예술공연장이다. 우아한 벽돌담장 안에 자리한 정동극장은 전통예술무대 <미소>의 전용관을 마련하고 오픈런으로 선보이고 있다. 1997년 초연해 2000년부터 지금껏 공연되고 있는 <미소>는 한국무용, 기악연주, 풍물놀이, 판소리 등 한국 전통공연예술을 총망라해 푸짐하고 맛깔나게 차려지는 무대. <춘향전>을 바탕으로 극을 전개하는데 춘향과 몽룡의 애틋한 사랑과 변학도와의 삼각관계에 포커스를 둔 스토리에 한국의 소리와 춤이 더해진 환상적인 공연을 선보인다. 해외관객의 비율이 월등히 높지만, 국내관객의 만족도도 높다. 지하는 280석 규모의 공연장이며 1층엔 야외마당인 '쌈지마당', 카페 겸 레스토랑 '길들여지기'가 들어서 있다. 볕 좋은 곳에서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는 쌈지마당에서는 봄과 가을이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무료 공연이 열리기도 해 근처 직장인들의 휴식공간이 되어 준다. www.chongdong.com

Photo Sketch

1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가 정동극장 앞에 이르면 행인들은 한번씩 발걸음을 멈춘다. 조부모, 부모, 아이 3대 대가족이 납작하게 눌린 채로 전시돼 있는 이환권 작가의 작품 <가족> 때문이다. 문화예술의 거리 정동길의 공공미술은 이토록 친근하고 참신하다

2 조선과 서양의 양식이 어우러진 덕수궁 정관헌에 들어서면 애잔함과 가슴떨림이 교차한다. 이곳에 앉아 창밖을 보노라면 고종의 애환과 추억이 그려진다. 정관헌 내부는 근대식으로 꾸며졌는데, 그 천장의 색감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3 연인이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고 했던가. 괜한 속설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에 덕수궁 돌담길은 너무도 로맨틱하다. 특히 노란은행잎이 만개한 가을의 저녁이라면, 연인들이여 덕수궁 돌담길을 걷자 4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은 외국인관광객뿐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인기다. 수문장 의상을 입은 스태프들은 더운 날에도 추운 날에도 꼿꼿한 포즈를 취해 준다. 그들 덕에 서울의 관광은 한층 풍성하다 5 정동에서는 벽돌 건물을 쉽게 볼 수 있다. 붉은 벽돌에 피어난 담쟁이 덩굴이 고즈넉하다 6 정동제일교회에서 배재학당으로 가는 길엔 한국화를 그린 타일이 붙어 있다. 발걸음을 옮기며 익숙한 작품을 만나는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7 정동은 여유롭다. 나긋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곳, '길들여지기' 2층에서는 정동극장 쌈지공원과 정동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8 고풍스런 돌담, 낭만적인 벽돌 건축물, 빛 바랜듯한 키작은 건물들… 바쁜 도시의 일상 가운데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오아시스 정동길에서는 왠지 걸음이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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