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게리 페이튼, "내 농구 인생의 트래쉬 토크란.."

2012. 10. 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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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NBA 스타 게리 페이튼(44)이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페이튼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서울시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2012 NBA 3X Korea 길거리 농구대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9일 입국했다.

행사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페이튼은 다소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피곤한 기색 없이 반가운 손길을 내밀며 기자를 맞이했다.

페이튼은 "전날 한국에 도착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특별히 한 것이 없다. 하지만 2004년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에도 좋은 경험들을 많이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기대가 크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페이튼이 다시 한국을 찾기까지는 8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 그는 그 사이 수없이 많은 것들을 경험해왔다. 2005-2006시즌에는 마이애미 히트에 합류해 생애 처음으로 우승반지를 손에 넣는 기쁨을 누렸고, 이듬해 마지막 불꽃을 태운 뒤에는 정들었던 코트와 작별을 고했다.

그는 "은퇴 이후 몇 년간 쉬면서 각종 이벤트를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또한 시애틀에서 음식점도 경영했고, 사회 봉사활동에도 앞장서왔다"며 은퇴 이후의 근황에 대해서도 소개를 덧붙였다.

한국의 농구 팬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페이튼의 얼굴에도 이내 웃음꽃이 가득해졌다. 페이튼은 "은퇴한지 6년이나 됐는데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마음이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면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트래쉬 토크에 대해 입을 열다

페이튼은 1996년 포인트 가드로는 사상 최초로 NBA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됐고, 9년 연속 올 NBA 디펜시브 퍼스트팀에 이름을 올리는 등 경이로운 이력을 남긴 스타 플레이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코트 위에서 거친 독설을 내뱉으며 상대의 기를 죽이는 일명 '트래쉬 토커'로서도 그 유명세가 자자했다.

실제 페이튼은 1996시즌 당시 신인이던 크리스 로빈슨에게 "애송이! 수비 좀 더 배우고 와. 여긴 고등학생들이 노는 곳이 아니야"라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바비 잭슨이 자신을 도발하자 곧바로 3점슛을 성공시킨 뒤 "봤어? 내가 괜히 1200만 달러를 받는 줄 알아?"라고 응수하는 등 수없이 많은 어록을 탄생시켜왔다.

NBA의 또 다른 명가드 존 스탁턴은 코트 위에서 쉴 새 없이 입을 놀리는 페이튼을 두고서 "입에 모터가 달렸냐?"며 일침을 놓았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조차도 "페이튼과 함께 있으면 입에 농구공을 쳐 넣고 싶어진다"며 혀를 내둘렀던 일화는 농구팬들 사이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페이튼은 "트래쉬 토킹이란 농구에서 내게 자연스러운 일부분이나 다름없다. 물론 다른 선수들을 기분 나쁘게 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내가 열정을 가지고 농구를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페이튼은 "트래쉬 토크를 퍼부었던 선수들과는 지금도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코트 위와 달리 밖에서는 친구들도 많았고, 선수들과도 사이좋게 지냈다"며 독설을 퍼붓는 가운데서도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금껏 해온 트래쉬 토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특별히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즉각적인 상황에 따라 했던 것들이기 때문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한 뒤 "다만 입에 담기 힘들만큼 나쁜 말을 많이 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3번째로 많은 벌금을 물게 된 선수가 됐다"며 민망한 듯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페이튼조차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했던 말싸움의 대가는 과연 없었던 것일까? 이에 대한 페이튼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래리 버드, 마이클 조던도 제법 트래쉬 토크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상대는 역시 레지 밀러였다. 레지 밀러 역시 나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즉각적이고 아주 자연스럽게 트래쉬 토크를 구사했다"

인터뷰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소 껄끄러울 법한 '트래쉬 토크' 관련 질문에 양해를 구하자 페이튼은 이를 흔쾌히 수락한 뒤 솔직하고 거침없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과연 NBA 최고의 입담꾼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2편에서 계속]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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